Friday, June 1, 2012

화날 땐 걸어라

화날 땐 걸어라, 들숨•날숨에 세 걸음씩

얻울한 감정을 제대로 발산하지 못하고 억지로 참다가 생기는 병이 있다. 바로 화병이다. 반복해 분노를 참다가 분노가 누적돼 발병하는 스트레스성 질환의 일종이다. 초기엔 분노가 폭팔하는 증상을 봉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슴이 답답하다거나 온몸이 화끈거린다는 식으로 표현한다. 심리적으로 우울•불안 같은 증상을 함께 겪기도 한다.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 화병연구센터에 따르면 화병의 유병률은 3~5% 정도다. 예전에는 고부간 갈등으로 며느리에게 생겼다면, 요즘엔 며느리 눈치에 시어머니가 앓는 경우도 많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경쟁이 심해지면서 남성도 화병에 걸리기도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김종우교수로부터 화병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들어봤다.

화병은 무슨 병인가

"가족간 갈등, 사업 실패,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등으로 사람들은 스트레스기 쌓인다. 이런 스트레스로 생긴 울화를 속으로만 삭이다가 생기는 병이 화병이다. 6개월 이상 장기간에 걸쳐 증상이 누적된다. 한국인 특유의 감정인 한[恨]을 떠올리면 애해하기 쉽다. '참는 것이 미덕' 이라는 분위기가 강한 한국에서 많이 나타난다.

미국 정신의학회에서도 1995년 화병을 'hwabyung'(화병)이라는 병명으로 그대로 표기했다. 화병 환자가 전 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ㅁ많다는 게 이유다. 한국인은 20묭 중 1명은 화병을 경험했다는 통계도 있다.

" ㅡ어떤 증상을 보이나.

"한의학에서 화[火]는 불의 성질이 있다고 본다. 불은 아래에서 위로 치솟아 오른다. 불길이 타오르는 것처럼 화병에 걸리면 가슴부터 시작해 머리위로 화가 올라온다. 화가나면 가슴이 답답하고 얼굴이 화끈거리는 증상을 보이는 이유다. 감정적으로는 억울하고 분한 감정을 중심으로 불안 • 우울 증상을 호소한다. 사소한 일에도 분노가 치밀어 올라 조절하기 힘들거나 삶이 허무하다고 느끼기도 한다. 뚜껑이 닫혀있는 주전자에 불(스트레스)를 계속 가할 때 나타나는 반응과 비슷하다."

ㅡ요즘엔 남성도 많이 걸린다던데

"생존경쟁을 부추기는 치밀한 사회 분위기에 개인파산 • 이혼 등이 영향을 많이 끼쳤다. 예전에는 화병환자의 10%에 불과했지만 요즘엔 30% 수준으로 남성 화병환자기 많이 늘었다.

남녀간 화병의 원인은 조금 다르다. 여성은 가족 간 갈등등이 화병의 주요 원인이다. 반면 남성은 직장이나 동료간 갈등이나 실직이나 장래에 대한 두려움등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화병의 패턴도 남녀가 조금 다르다. 여성은 분노를 참은 상태에서 가슴이 답답하거나 열이 치밀어 오르는 신체적 증상을 호소한다. 기간도 길다. 하지만 남성은 분노를 참지않고 화를 분출해 폭력적 성향을 보이는 급성화병 증상을 겪는 경우가 많다."

ㅡ우울중우로 착각하기도 한다던데, 화병과 우울증은 서로 다른가.
"화병과 우울증은 서로 다르지만 연관이 많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화병을 않고 있다가 우울증에 빠지거나, 우울증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다가 화병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 조사 결과 화병 환자의 44%는 우울증을 함께 겪고 있다. 화병이 악화되면 우울증과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화병과 우울증은 서로 다른 병이다. 우울증을 치료한다고 화병이 치료되지 않는다.

중년 여성의 경우에는 갱년기 증후군과 유사해 갱년기라고 착각하기도 한다. 가슴에 통증을 느꼈다면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ㅡ명상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는데, 어떻게 치료하나.

"우선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화병의 원인인 분노를 풀어내야 한다.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내 마음속에서 정리한다. 이 과정만 잘 해도 어느정도 증상이 즐어든다. 그 뒤엔 침•약물로 화병증상을 치료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화를 다스리는 것이다.

화병에서 벗어나기위해선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마음속 어디엔가 숨어있는 자애로운 마음을 끌어내면 상대방을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다. 우선 화가 났을 때 화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화를내는 행동이 상대방에게 또 다른 화를 불러오는 분노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화를 다스리기 위해 명상이 도움이 된다. 명상은 몸전체 근육을 이완하고 뇌에 산소를 공급해준다. 이를통해 일과 공부에 정신을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뇌 활동이 촉진돼 창의성을 높이기도 한다. 화병치료 효과도 임상시험으로 입증됐다. 4주간 임상시험 결과 신체적 심리적 증상이 이전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고 신체적•심리적 증상이 이전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화병환자들 역시 예전보다 화를 내는 회수가 줄어들고 신체적 증상도 가라앉았다고 말한다. 화병이 재발하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ㅡ화병의 예방법은.

"화병과 스트레스는 서로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균형을 찾아야한다. 무작정 걷는것도 한 방법이다. 걸으면서 자신의 리듬을 찾고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다. 같은 동작을 반복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기도 한다. 명상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기에도 좋다. 일반적으로 세 걸음에 한 호흡 정도를 추천한다. 숨을 들이수면서 세 걸음, 그리고 내쉬면서 세 걸음을 걷는다. 등산, 화초 가꾸기, 노래부르기 같은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도 스트레스를 줄여 화병 예방에 도움이된다.
주간중앙 권선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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