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une 8, 2012

삶의 향기 잘 죽는다는 '웰 다이잉'

삶의 향기 잘 죽는다는 '웰 다이잉'

원불교 미주서부교구장 양윤성 교무

지금은 일상화 되었지만, '노후대책'이나 'Well-dying'(잘 죽는것)이란 말의 역사가 그리 오래 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읍니다. 아마도, 먹고 살기에 바빴던 과거에는 한가롭게(?)노후나 죽음에 대해 생각할 물리적, 정신적 여유가 없었던 탓일 겁니다.

대종사께서는, "보통 사람들은 사는 것만 큰 일로 알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죽는 일도 크게 안다. 지혜로운 사람은 잘 죽어야 잘 살 수 있고, 잘 살아야 잘 죽을 수 있다는 이치를 잘 알기 때문이다. "고 하셨읍니다.

추모의 달 6월을 맞아 현대인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인 Well-dying에 대해 생각해 볼까 합니다.

죽음을 앞두고 갖추어야 할 보물을 흔히 세 가지로 이야기합니다. 하나는 공덕이고, 둘은 상생의 좋은 인연들, 셋은 청정한 일념입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청정일념입니다. 아무리 공덕을 쌓고 , 선연을 맺었다 할 지라도 청정일념이 아니면 약간의 복이 오히려 죄업으로 변하게 됩니다.

불가에서는 생사를 '잠을 자고 깨는 것'에 비유를 합니다. '최후일념이 곧 최초일념'이란 말이 있듯이, 잠들기 전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원망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그 생각이 그대로 납니다. 마찬가지로 누군가를 그리워하다 잠이들었다면 바로 그사람 생각이 납니다. 최후 순간의 청정일념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세상에서는 장수하면서 객사하지않고 자기 집에서 하루 이틀 아프다가 잠자듯 가는 사람을 죽을 복을 잘 타고 났다고 하지만, 불가에서는 임종의 순간을 당하여 최후 한 생각을 청정히하고 아무런 착심이 없이 따나는 사람을 잘 죽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평소에 마음을 챙기지 않고 동동거리며 정신없이 살다가 '이제 마지막 이니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착심없이 떠나야지' 하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매일 잠자리에 들면서 '이제부터 나라는 존재는 없다' '나는 이 시간부터 죽었다.' 이렇게 죽는 연습을 하고 아침이면 다시 태어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나라고 하는 착심을 놓아 버려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최후 순간 우리가 챙겨야 할 청정일념 입니다.

착심이라고 하는 것은 과거에 얽매여 있는 마음입니다. 과거는 이미 흘러가버린 것이지요. 한국 대기업 이사들 중 2/3가 신경 안정제가 없으면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하고, 미국성인의 50%가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 비우고 내려놓으면 편안해 질 수 있읍니다.

'Somebody로서의 나' '남보다 좀 더 특별한 사람으로 대접받고 인증받고 싶은 나'를 다 놓아버리면 No-body가 되고, 따로 나라고 할 것도 없고 내세울 것도 없는 나가 되어 생사를 떠난 세계, 생사에 자유로운 세계에서 살게 될 것입니다.

어느 선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살아 있는 동안 죽은 사람이 되어라. 온전히 죽으라. 그리고 그대가 좋아하는대로 행동하라.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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