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une 15, 2012

'완장' 찬 사람들

한인사회의 '완장' 찬 사람들 사회팀 차장 김병일

한인회 선관위원 자격은 권력이 아닌 순수 봉사직 공금과용은 명백한 잘못


소설가 윤흥길의 작품에 '완장'이라는 것이 있다. 줄거리는 이렇다. 한 시골마을에 지역 유지가 낚시터를 하기 위해 저수지를 매입한다. 주민은 저수지에서 도둑낚시를 관리하기 위해 임종술을 고용한다. 임종술은 처음에는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는 '완장'의 매력에 빠진다. 완장을 권력으로 착각하면서 갖은 행패를 부리게 된다. 금기야 자신을 관리인으로 임명한 사장의 낚시도 금한다. 결국은 해고되고 만다.

탤런트 조형기가 열연한 TV극으로도 화재를 모은 이 작품에서 완장은 주어진 책임을 상징하는 표시이다. 주인이 하달한 임무를 수행하는 책임자를 표시하는 물건이다. 심부른꾼 이라는 표시릴 뿐이다. 그러나 이를 잘못이해하게되면 심부름꾼은 어느순간부터는 권력자로 행동하게 된다. 주변 사람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게[된다.

완장이 주어진 책임자는 자신에게 주어진 ㅇ임무가 무엇인지, 그 한계가 어디까지인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경계선을 넘으면 월권이 되고 권력남용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한인단체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를 취재하다보면 '완장' 찬 사람을 자주 발견한다. 단체장은 물론이고 실무자인 사무국장이나 사무총장 가운데도 완장을 마구 휘두르는 경우가 드믈지 않다.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섰던 LA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들을 한번 살펴보자. 이들이 자신의 생업을 제쳐놓고 니름대로 열심히 활동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인회 담당 취재기자로서는 이들이 원칙과 규정을 지키기위해 얼마나 많이 고민하고 수많은 시간을 소비했는지 충분히 알고있다.

그런나 선관위원이라는 완장이 주는 의미를 이들은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다. 이들은 자신들만을 위해 2만800달러가 넘는 돈을 썼다 자신들이 고생한 대가에 비하면 그 정도 비용은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이들은 반문한다. 중앙칼럼

그러나 그것은 분명 잘못된 생각이다. 완장 찬 이의 교만이다. 한인회장 선관위원은 봉사직이다. 이전까지는 무보수가 원칙이었다. 만약 관례대로 내려온 무보수 활동이 불리하다고 생각했다면 여론의 동의를 얻어 활동비나 식사비 사용을 분명히 밝히고 사용했어야 옳다.

그러나 현 선관위는 그렁게 하지 않았다. 활동비는 활동비대로 책정해놓고 식사는 식사대로 마음놓고 했다. 그 어떤 명분이나 변명으로도 충분히 설명될 수 없다.

선관위는 공적자금을 과용한 것이다. 개념이 없는 것이다. 어떻게든 아끼려고 노력한 부분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애는 애대로 쓰고 욕은욕대로 먹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완장의 의미와 한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인회도 마찬가지다. 한인회는 선관위가 선거관리자금을 다소 과용했지만 명백한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데 한마디 상의나 경고도 없이 무단으로 선관위 자금을 전액 인출한것은 또 다른 완장의 힁포와 다를 바 없다. 최소한 결산공고까지는 기다렸어야 했다. 한인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완장 찬 사람들의 힁포가 사라져야 한다. 완장은 무소불위의 권력이 아니다.

또 하나는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이라는 시각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 스스로에게 관대하기보다는 자신에게 더 엄격해지자. 오히려 "내가하면 불륜, 남이하면 로맨스"라는 억지사지의 발상과 시각이 지금 한인사회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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