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November 25, 2011

이런 대통령을 가다린다

이런 대통령을 기다린다.

내 석양은 아직 지지 않았다. 조일환 자전적 에세이

옛날에는 남자아이들에게 커서 무엇이 될 거냐고 물으면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아암, 그래야지 사내 녀석의 포부가 그 정도는 돼야지.”

자식의 얘기를 들은 부모역시 그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서 머리를 쓰다듬는다. 아니, 부모가 좋아하니까 아이들이 칭찬받기 위해서 너도나도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는지도 모른다. 대통령의 막중한 책임이나 사명은 제처놓고, 대통령이 누리는 막강한 힘을 부러워하거나 그 힘에 주늑들어 살아온 어른들이 아이들의 꿈을 대통령으로 유인하고 부추켰는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그 하늘같은 대통령 나리들이 백성을 학대하고 온갖 부패를 저지르고 퇴임후에 감옥에 가거나 청문회에 나와 거짓말이나 해대는 사태가 벌어지자 더 이상 대통령은 희망이 되지 못했다.

예잇, 커서 대통령이나 해먹을 놈 같으니라고

오죽하면 이런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을까.

그러나 나는 어른이 되어서까지 대통령이 돼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정말 잘 할 자신이 있는데, 내가 대통령이라면 저런식으로는 안 할텐데, 내가 대통령이라면 저 문제를 이렇게 처리했을 텐데…… 하고

그런데 요즘은 생각이 바뀌었다. 나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가는 큰일 나겠구나, 이렇게 말이다. 초기 산업사회라면 모를까 요즘은 얼마나 복잡한 세상인가.

내가 대통령이 되었다고 쳐보자. 우선 장관을 비롯한 정부의 각 부처와 정부투자기관, 그리고 수 많은 고위 공직에 어떤사람을 앉힐 것인지부터 머리아픈 일이다. 그렇다고 나한테 각계인맥이 형성돼 있는 것도 아니다. 누가 누군지 모른다. 아랫사람이 명단을 작성해 와서 어디에 어떤사람을 앉치자고 학 때 그사람이 못된 짓 할 놈인지 국민의 충복이 될 놈인지를 모르니 거기 따를 수 밖에 없다.

그럭저럭 인사를 마무리했다고 치자. 국무회의가 열린다. 나는 그 많은 부처의 업무를 파악하기는커녕 부처별 업무를 구분할 능력도 없다. 경제 부처 장관이 무슨정책을 실시하자고 한다. 나도 사업이라면 어지간히 해본 사람이라 머리써서 돈 버는 재주는 남 못지 않으나, 그러나 어디 그런 재주만으로 국가 경제를 다룰 수 있겠는가.

우선 무슨 헤지펀드니, 비 아이 에스 비율이니, 콜 금리니 하는 말에 나는 얼이 빠져버린다. 고놈의 경제용어들은 왜 한결같이 외국말투성이인지, 나는 꿀먹은 벙어리로 앉아 있다가 경제 장관들이 하자는 대로 고개나 끄덕이는 수 밖에 없다.’경제 얘기는 골치아프니 쉽고 짧게 해치우고 다른 얘기나 하라고 했다던 어느 대통령의 심정을 알만하다.

이렇게 되면 적어도 경제 분야에 있어서는 어디 내가 대통령인가, 경제수석이나 재경부장관이나 산업자원부장관이 대통령이지. 아무리 머리는 빌릴 수 있다지만, 그리고 대통령이 구석구석을 다 알고 챙길 필요는 없다지만, 큰 줄기는 어림짐작이라도 할 수 있어야 대통령 노릇을 해먹을게 아니가.

거기다 외교문제도 요즘은 복잡하기 그지없어서 군사와 국방과 문화가 한테 얽혀있으니 나 같은 사람이 뭐라고 언급하기는 두려운 물건이다. 나프타가 어떻고 무슨 포럼이 어떻고 미국이나 일본의 복잡한 통상관계까지 겹치는 문제에 부딧치면 횐머리만 늘어날 일이다. 그 분야도 외교통상부 장관이 대통령이고 나는 그저 허수아비다.

거기다가 나는 성격이 급한 편이니 가령 일본하고 어업협정을 맺는다고 할 때 직선기선이니 뭐니 하는 무제들은 해양부장관 하자는 대로로 한다고 쳐도 독도문제가 나오면 앞으로 일본놈들이 독도 영유권 어쩌고 나오면 대마도를 접수해 버리겠다고 해!” 이런 식으로 나올테니 아랫사람만 미칠 노릇일 것이다.

외국 정상과 회담을 한다고 하자, 정식 회담이야 통역관이 알아서 중간역할을 해주겠지만 가령 미국 대통령이 귓속말로 뭐라고 중얼거릴 때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는 나로서는 영 골치아픈 일일 것이다.

하기야 자기도 영어로 했으니 나도 한국말로 아무 소리나 해버리면 되지만.

게다가 사법, 인권, 노동, 대북관계, 입법부 관계……. 그뿐인가 정당은 정당대로 상대당에 대한 전략을 짜서 지시를 해야 한다. 결정된 정책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시민단체들도 설득을 해야 한다. 골치 아픈 자리다. 나한테 거져준다 해도 요즘의 대통령자리 일주일도 버텨낼 자신이 없다. 세상이 요즘처럼 복잡하지 않았던 옛날에야, 그리 복잡한 지식을 갖추지 않은 사람도 대통령 노릇을 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이 싯점에서 과연 미래의 우리이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를 생가해 볼 필요가 있다. 먼 미래도 아니다. 4년후에 우리는 또 다른 선택을 해야 한다. 일부에서 내각제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점차 거세지고 있지만, 나는 남북이 분단된 우리의 현실에서 신속한 정책결정과 강력한 리러쉽을 가진 현행 대통령 체제가 유지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대통령감을 골라봐야 하느데.

우선 미래의 대통령은 철저한 민주의식을 지닌 사람이어야 한다. 지금도 일부 계층에서는 군이 나서야 한다는 시대에 뒤 떨어진 얘기가 나올수도 있다. 그 사람들이 염두에 두고 있는 거은 효율이다.

가령 재벌 구조조정이니 뭐니 하는 것도 법절차에 따라서 진행하는 지금의 정부가 답답한 것이다. 군부가 치고나와서, 이거 정리해’ ‘저 사업은 각서쓰고 포기해’ ‘그 기업체에는 융자 한푼도 주지마,’ ‘저 사업체는 밀어줘하는 식으로 나가면 보기에는 시원시원하다. 그러나 그것이 결국 정경유착으로 흐르고 큰 부패를 불러왔다는 교훈을 우리는 뼈아프게 겪었지 않는가.

또한 민주정부가 아니면 국제 경쟁력이 떨어진다. 독재 정부에 자금을 지원하고 안보협력을 약속할 나라가 많지 않은 세상이 된 것이다.

무엇보다 그런식의 독제체제는 국민의 저항을 불러와서 더 큰 혼란을 초래한다. 총칼로 협박해서 생긴 고요는 진정한 안정이 아니다.

그 다음으로 대통령이 갖춰야할 자격은 청렴이다. 대통령직을 돈벌이하는 자리로 착각한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차라리 독재를 하는 지도자보다 검은 돈을 챙겨가지고 나오는 을 더 증오한다. 국민들로부터 독재정치라는 지탄을 받았더라도 사익 私益 탐하지 않고 깨끗하게 손 털고 나오는 경우에는 , 저 사람이 독재정치로 여러사람 못살게 굴었지만, 그게 저 사람의 정치 철학이었나 보다이렇게 이해를 할 수 있지만, 통치도 민주적으로 제대로 못한터에 수천억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챙겨가지고 나오는 사람을 보면 저 사람이 국민을 보고 정치를 했을까, 자기 주머니를 채우려고 정치를 했을까하는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IMF로 인한 지금의 어려움은 물론 문민정부 시절의 무능 때문이기도 하지만 5.6공 시절의 정경유착에 그에 못지 않은 협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2천억, 3천억을 비자금으로 챙겼으니 금융권에 얼마나 많은 협박을 했을 것이며, 그렇게 해서 재벌 기업들에 터무니없는 은행 돈을 얼마나 많이 쏟아붓게 만들었겠는가.

그 결과로 기업은 지기자본보다 빚이 몇 배 더 많은 도깨비 같은 모양의 사상누각이 되고 (부채비율 5백 퍼센트의 기업이 어디 기업인가.) 금융기관 역시 때묻은 서민의 돈 받아다 재벌들 모래성 쌓는데에 바친 결과가 되었다. ‘한국 재벌의 과식이 한국을 집어삼켰다고 영국의 한 언론이 보도했으나 이것은 재벌만 탓한게 아니라 그런 재벌을 응원하고 부추겨온 권력자의 몫이 더 크다고 본다.

그 다음으로 갖춰야할 자질은 국민통합 능력과 의지다. 벌써부터 너느지역 출신이 되어야 한다. 어느지역 출신은 안 된다, 이런 얘기들이 분분한데 문제는 대통령의 출신지역이 아니다. 그가 얼마나 지역적인 의식이 아니라 전국민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가에 달려있다.

나는 참 답답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나 같으면, 내가 대통령이 되었다면, 물론 출신지역에 대한 애정이야 누구 못지 않겠지만, 오히려 자기 출신 지역민들에게는 조금 손해보자고 설득하고 다른지역을 더 배려할 텐데……. 목포가 어디 김대중 한 사람만의 도시인가, 시민들의 도시지, 지금이야 많이 달라졌지만 얼마 전만 해도 목포는 일제시대 그 모양대로 방치한 박물관 같은 유령도시의 모습이었다.

이건 절대로 지역 차별을 할래서 한게 아닙니다. 임해공단을 조성하려다보니 바닷가 도시를 선택하게 됐고, 또 우리의 주요 수출 상대국이 일본이나 미주쪽이다 보니 부산, 포항, 울산, 마산, 구미……, 이런데다 공단을 조성할 수밖에 없었읍니다. 그대신 호남과 다른지역에는 그 지역 특성에 밎는 산업을 육성해 나가도록 하겠읍니다.”

지도자가 아처럼 솔직하게 털어놓고 다른지역에도 형평에 맞는 나름의 투자를 하도록 배려를 했더라면 정치적인 피해의식도 덜했을것이고 지역감정이 요즘처럼 심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그 부분은 역대 어는 대통령보다 잘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렇다고 영남사람들이 그런특혜로 더 행복하게 되었느냐를 따져보면 그렇지 않다. 지금 어느지역에다 석유화학단지같은 공단을 설치하려 한다면 지역민들이 환영하지 않는다. 공해 때문이다. 소외된 덕분에 청정한 환경을 누리고 있다. 이건 참 우리 정치사의 아이러니다.

사람들은 지역감정하면 우선 3김을 연상한다. 물론 그 사람들이 지역분할구도 속에서 나름대로 정치적기반을 쌓았고, 어느 정도는 또 그것을 자신의 정치적 목적 달성을이해 이용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자기고향 출신 정치인을 지지하고 서원하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다. 물론 선거 때 공공연하게 저쪽 지역은 어떻다

우리지역이 뭉쳐서 혼내주자이런식의 행동을 했다면 그 사람은 물매를 맞아도 싸다. 그런 행위는 마을끼리 대표를 뽑아서 씨름이나 기마전 시합을 할 때나 하는 행위이지 국가를 경영하겠다는 사람이 행동해야 할 바는 아니다.

3김도 이제 DJ의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막을 내리게 되었다. 그 사람들을 탓할 일은 아니다. 우리 역사가 이 만큼 흘러오는 과정에서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나름으로 정치적인 역할을 해온 사람들이다.

그럼 그이후는 어’’’’’’’찌할 것인가?

민주의식, 지역통합 능력, 청렴성, 이런 문제는 우리한국의 정치가 워낙 비뚤려 있었기 때문에 제기된 문제다. 이제 대통령은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하는지 그 능력을 점검해 보자. 이런 일는 정치비평가들이 해야 할 일이겠지만, 어디까지나 국민의 한 사람으로 소박하게 제기하는 의견이다.

우선, 21세기의 이 나라를 책임질 대통령이라면 한 분야에 박사가 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다방면의 분야에 어느정도의 식견은 있어야 한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고 내용을 꿰뚫고 지시하는 것과 멋모르고 지시하는 것은 다르다. 주먹구구식 통치가 먹혀드는 시대가 아니다. 정보화 시대가 이미 도래했다. 지금 대통령을 하고있는 DJ도 저 정도 능력을 발휘하기위해서 40여 년을 준비해 왔다지 않은가.

그렇다면 지금 누가 준비하고 있는가, 지도자는 어느날 갑자기 뚝 떨어지는게 아니라 국민속에서 커온 사람이어야 한다.

나는 적어도 미래의 대통령은 교육을 제대로 받은 사람이어야 하고 정치적인 능력과 식견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여령면에서 60대 이하의 인물이어야 한다. 물리적인 연령이 뭐 그리 중요하냐고 할지 모르지만 세기가 바뀌는 이 시기에 세대도 좀 바꿔봄으로서 우리정치가 좀더 젊어질 수 있지 않을까?

나이는 그렇다 치고 다방면에 상당한 수준이상의 지식과 경험을 갖추기란 어렵다. 자기 전공에서는 뛰어나나 한두단계만 건너뛰면 깜깜인 사람은 차라리 애당초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보다 더 자격이 없다. 모든나라의 지도자 자격이 엇비슷하겠지만 미국과 우리나라는 다르다. 그 나라는 민주주의 전통도 오래됐고, 관료들의 체계도 잘 잡혀있다. 우리처럼 대통령 한 사람이 바뀌면 온 세상이 바뀐 것처럼 동요하지도 않는다. 섹스 스켄들 하나로 저렇게 뒤흔들어대도 클린턴은 대통령 노릇만 잘하고 있다. 물론 그의 박학다식을 무시해서는 안 되겠자만.

우리는 다르다.공무원 조직아 허술해서 대통령 하나가 잘못하면 와르르 무너져버리기 쉽다. 또한 우리는 아직도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분단국가다. 군사짓식도 어느정도 있어야 하고, 주변 강대국들과의 외교에 나름의 기술도 있어야하고, 자신의 통일방안과 남북통일에 대한 방향과 철학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현 대통령 재임중에 남북통일의 기반이 어느정도 조성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그렇다면 다음 대통령은 통일시대의 대통령이된다는 얘기다. 말이 쉽지, 반세기 이상 다른체제로 살아오다가 통합한다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북한의 권력자와 마주앉아 통일방안을두고 자신있게 논의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북의 전략에 넘어가도 안 되겠지만 너무 기득권만 고집하다가 다시 냉전상황으로 돌아오게 만든다면 오히려 그런 대통령은 통일에 방해만 될 뿐이다. 통일이후 문제들, 가령 경제문제나, 군축, 남북으로 나누워져있는 민족의 화합방안, 교육문제, 주변 강대국들간의 관계설정, 분단시대에 대한 청산문제……, 이 모든 것들을 자신있게 제시하고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 이런 사람이 하나 물색됐다고 치자. 그러나 또 하나 남는게 정치력이다. 사실 자질이 훌륭한 사람이 정치적 영향력을 갖춘사람이기는 어렵다. 여기에 고민이 있다. 현재의 정차권에 바란다면 여당이든 야당이든 구분하지말고 싹수있는 정치인을 대통령감으로 키우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고 본다. 상대당이라고 해서 흠집내기 열을 올리거나 깎아내릴 생각만 하지말고, 차세대에 국정을 맡길만한 자질이 엿보이는 사람들을 키워내고, 미리 국민앞에 제시하여 국민들로부터 검증받는 과정을 밟아야 할 것이다. 이런 노력이 있어야 능력은 있어도 정치적 기반이 취약한 사람이 진출할 토대가 생긴다.

21세기의 차기 대통령 우리 힘으로 멋진 사람을 물색해서 힘껏 밀어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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