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November 20, 2011

호연지기를 길러라

호연지기 浩然之氣를 잘 길러라

마음산책 신복례 기획 취재부 차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

이웃과 사회의 필요에 맞춰 자신의 삶도 바꿔온 안철수 우리는 과연 그럴 수 있는가

1500억원, 가늠도 잘 안되는 수치다. 내 깜냥으로 대충이남마 계산을 해보려고는 했다. 1만 딸러가 천만원이니까 1억이면 10만 달러, 10억이면 100만달러, 100억이면 1000만달러, 1000억이면 1억 달러, 그러니까 1 5000만 달러가 되는 돈이다.

근래 들어 한국뉴스의 중심에 서있는 안철수 교수가 사회에 환원하기로한 돈의 규모다. 그리고 요 며칠새 마음속에 떠나지 않고 맴돌고 있는 숫자다. 누구는 사회에 1500엇을 기부하는데 몇백달러에 연연해하는 지신이 쪼잔하게 여겨져 뒷감당이 필요한 호기도 부려봤다.

안철수 교수는 자신의 재산을 내주면서 그동안 책이나 강연에서 사회환원에 대해 말해왔는데 그 생각을 실행에 옮긴 것 뿐이라며 다른 목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뭐 눈에는뭐만 보인다고 기성 정치권에서는 그의 거액 사회환원을 내년 대선출마를 향한 정치적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나는 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 왜냐하면 이제까지 안철수라는 사람이 보여준 인생행로가 그러했기 때문이다. 그는 세상의 필요에 따라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온 사람이다.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이 필요하기 때문에 연구를 시작해 무료로 백신 프로그램을 배포했고, 10년후 노력으로 안철수연구소를 반석위에 올려놓은 후에는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회사에 자신이 걸림돌이 된다며 물러난 사람이다.

그리고 오로지 공부만 하는 3년의 유학생활을 끝낸 후에는 중소 벤처와 미래인재 육성에 도움이 되겠다며 교수를 택한 사람이다. 자신의 욕심이나 필요에 따라서가 아니라 이웃과 사회의 필요에 따라 자신의 삶을 맞추고 이끌어온 사람이라는 얘기다.

반면 그동안 우리는 너무 많이 봐왔다. 세상은 그가 나서는 것을 원치 않는데 조국과 민족이 혹은 기업이 자신을 필요로한다며 원칙과 명분도 버리고 막무가내로 나서 온 사람들을.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들이 조국과 민족과 기업에 어떻게 해를 끼쳤는지를, 안철수 교수를 통해 돌아보게 됐다. 그간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세상에는 순리라는 것이 있다. 순리라 함은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흘러간다는 것이다. 첫 인연을 잘 맺어 정성을 다하면 그 인연이 또 다른 인연과 인연들이 켜켜이 쌓이고 커져가면서 그 사람 인생 전체의 결과 색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도 첫 출발은 다 그렇게 하나의 작은 인연에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알다시피 인연을 아름답게 가꾸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나부터 좋고보자가 아니라 상대먼저 좋게하기, 상대를 이롭게 해 주는 것이다.

멀리볼 것도 없다. 남편이 잘하면 아내가 좋고, 엄마가 잘하면 아이들이 좋고, 며느리가 잘하면 시어머니가 좋아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가정은 행복하고 화묵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눈을 돌려 내 가정 너머 이웃으로 그리고 세상의 다른 많은 사람들의 필요에 대해 조금씩이나마 마음을 내줄 수 있다면 비록 수억원을 기부할 수는 없을지라도 어느 가수가 목청껏 불렀던 노래의 제목처럼 어느 순간 우리모두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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