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February 27, 2012

만행 불교의 세가지 보물

- 만행 불교의 세 가지 보물
출가하기 전 나는 다양한 경험을 했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예일 대학, 하버드 대학원, 뉴욕 생활, 그리고 홍콩 ∙ 프랑스 ∙ 독일 ∙ 이탈리아 ∙ 아일랜드 등 여러 나라에서 겪은 내 인생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경험, 잊을 수 없는 사람들……. 나는 그 속에서 엄청나게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러나 이름과 모양만 다를 뿐 우리 사회를 운영하는 인간관계의 기본 코드는 경쟁이다.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오직 생존을 위한 룰(RULE)만 있을 뿐이다. 마치 수영장에서 수영을 처음 배우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수면위로 머리를 내놓고 팔다리로 물살을 사정없이 기르면서 물 속에 빠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다한다.
명예를 얻고, 돈을 벌고, 지위를 얻기 위해, 그리고 아름다운 차, 아름다운 연인, 아름다운 집을 얻기 위해 달리고 또 달린다. 결코 만족이 없다. 오직 투쟁과 쟁취만 있을 뿐이다. 이것이 나의 출가 전 생활의 결론이다.
그러나 출가한 이후 나는 완벽하게 다른 삶을 살고 있다.
불교에는 佛 • 法∙∙•∙僧이라는 세 가지 寶物이 있다. 이 세가지 보물은 삶이라는 거대한 폭풍으로부터 우리를 안전하게 보호해주는 배와 같은 것이다. ‘佛’ 이란 곧 부처이다. 부처의 삶을 따라 사는 것이다. ‘法’은 지혜와 자비의 마음을 갖고 부처님 말씀을 나누고 가르치는 것이다. 사람들은 ‘불’과 ‘법’에 대해서는 잘 아는데 세 번째 보물인 ‘僧’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단순히 스님 사회만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승’이란 사실 이보다 훨씬 더 큰 개념이다. ‘승’은 출가를 했든 안 했든 지혜와 진리를 찾고 싶어하는 큰 개념의 사람들을 가르친다. 아니 더 깊은 의미로 이 세상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따라서 이 세상 우주에 살고 있는 생물 중에서 ‘僧’에 속하지 않는 것들은 없다.
매일매일 스님들과 함께 살면서 수행하는 승려의 삶이야말로 불 • 법 • 승 삼보의 요체를 사는 삶이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출가 이후 내가 받은 최고의 선물이다.
물론 스님들도 인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속가와 같이 질투와 시기가 있고 다툼이 있다. 사람들는 그런 승려들의 다툼을 볼 때마다 ‘머리 깎은 중들이 속세 사람들보다 더 욕심이 많다’고 손가락질한다. 진정 부끄러운 일이다. 겸허히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승가는 기본적으로 속가와는 룰과 방향이 다르다 승려사회의 룰과 방향은 깨달음이다. 부처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순간순간 모든 중생을 잠에서 깨워 대자대비심으로 중생을 도우며 살겠다고 서원한다.
나는 출가를 했지만, 어떤 의미에선 더 큰 가족의 일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가족은 근본적으로 내가 태어난 가족과는 다르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본래 나는 형제 자매가 많은 집안에서 태어났다. 이제 내 형제 자매들은 결혼해 아이들을 낳아, 내게도 조카들이 많이 생겼다. 우리 가족은 점점 대가족이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마음속엔 ‘우리만의 사람들’이라는 의식이 있다. 가족은 점점 더 커졌지만 여전히 다른 가족, 다른 사람들과는 분리된 것이다.
물론 승가 안에서도 모든 일원이 한마음인 것은 아니다. 같은 혈통의 한 가족 안에서도 나와 친한 가족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가족도 있고 폭넓고 자유로운 상상력을 가진 가족이 있는가 하면 아주 보수적인 생각을 하는 가족도 있고 하듯 말이다.
그러나 승가는 근본적으로 다른 게 하나 있다. 스님이 된 사람들의 삶의 목적은 본성을 찾아 다른 사람들을 돕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 더 마음을 열고 도와주고 격려 한다.
내 미국 가족들은 각자 구성원이 우선 자기 삶, 자기 가족의 삶을 위해 산다. 나는 때때로 부모님, 형제 자매들로부터 전화나 편지를 받는데 그들과의 대화란 늘 똑 같은 걱정, 똑 같은 관심사에서 맴돌 뿐이다.
그러나 승려 가족들은 ‘자기’를 넘어서 자기와 남이 하나되는 삶을 살려고 한다. 180도 방향이 다른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우리가 부모에게 갚아야 할 빚이 얼마나 많으냐, 평생 동안 한쪽 어깨에는 어머니를, 한쪽 어깨에는 아버지를 짊어지고 다녀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좁은 의미의 보은이다.” 라고 말씀하셨다. 가슴에 닿는 말이다.
비록 크리스마스 같은 큰 명절이나 부모님 생신에 참석을 못한다 하더라도 나는 수행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도우며 삶으로써 부모님의 은혜를 갚고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한국 사람들은 나에게 이렇게 묻는다.
“어떻게 가족을 버리고 출가를 했습니까?”
그러나 나는 가족을 버린 게 아니다. 나는 더 큰 가족의 일원이 된 것뿐이다.
http://blog.daum.net/hirimaloka/6046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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