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April 8, 2012

사막의 풀에서 배운다

사막의 풀에서 배운다
삶의 향기 구자분. 수필가

모하비 사막을 시속 75마일로 세 시간여 달리고 있다. 딩클링 댕글린, 그렇게 밤에우는 모래언덕이 있는 사막이리지만 아니다. 그저 황량하기 그지없는 황무지의 연속이다. 불모지나 다름없어 보이는 모랫벌.
애리조나 특유의 늠름한 선인장대신 볼품없이 누리끼리한 생명체가 땅바닥에 버짝 엎디어 있다. 풀도 아니다. 나무도 아니다. 식물은 식물이되 소속이 애매해 보인다. 거의가 깡마르다못해 비비 꼬인 채로 부황든듯 비리비리하다. 어쩌다 간간 푸른 기운이 감돌며 움쑥 자란것도 있긴하나 기껏해야 무릎길이다.
일년 내내 강우량이 턱없이 부족한 척박하기 그지없는 땅이다. 쨍쨍 내려쬐는 불볕더위 속, 열풍은 사정없이 몰아친다. 밤이면 얼어버릴 듯 급강하하는 기온, 무엇하나 생존여건에 바람직한 구석이란 탖아지질 않는다. 그래도 한 목숨 용케 견디고 버텨왔다. 장하기보다는 그 모진 독기가 오싹한니 겁난다.
저마다 살아내야 할 생의 무게가 다르다지만 그 생명 지켜내기까지 얾마나 힘들고 버겨웠으리랴. 얼마나 숨이 턱턱 막혔으랴, 얼마나 목이 말랐으랴., 억울하고 기막혀 소리소리 지르고 싶은 적인들 얾마나 숱했으랴.
'사막의 약방초'가 그 식물의 이름이란다. 오래 전 이 터에 자리잡고 산 인디언들의 만병통치약에서 지금은 항암제를 추출한다는 식물이다. 봄이면 자잔한 노란 꽃 피어 엶매맺은 다음, 무섭다 무서워 호환이라 불리우던 장티푸스의 특효약에다 폐렴 악재로 뭇사람을 살려낸 사막의 야생초, 제 한 몸 통쨀로 고나의 제단에 희생 제물로 바친 사랑의 다른 모습을 본다.
그렇구나, 아무 것도 아닌, 하찮은 존재되어 낮게 아주낮게 부복하고 썩어주고 죽어야만이 보다 큰 의미로 되살아난다고 하였던 그대로구나. 나라는 자아를, 나에 대한애착을 아낌없이 버리고 비워야만 얻을 수 있다고 한 그 경지, 까마득 아슴하더니 사막의 풀을 통해 조금은 짚히는 듯도 하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