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pril 7, 2012

나의 고질병 '잡동사니 증후군'

나의 고질병 '잡동사니 증후군'

'버리고 또 버려라. 줄이고 확 줄이자.' 올 봄 꼭 지킬 슬로건이다. 이상태로 가면 내가 수집(?)한 물류들에 묻혀 압사당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패해졌다.

가구, 그릇, 옷, 신발, 가방, 액서사리, 사무용품은 좌판만 깔면 웬만한 중고품 가게는 거뜬히 차릴수준, 이런저런 미련 때문에 못 버리린 헌책, 신문, 잡지, 스크랩한 기사, 장난감, 철 지난 달력과 크리스마스카드, 오래된 편지 등을 보관하려면 아예 물품보관소를 차려야 할 판국이다.

하지만 못 버리는 데는 몇 가지 나름데로 이유가 있다. 누렇게 빛바랜 편지 속에는그리운 사람들의 사연이있고 고장난 장난감과 손 때묻은 동화책엔 내 목을 껴안던 고사리 같은 애들 손의 따스한 흔적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미이크 넬슨이 쓴 잡동사니 증후군'에는 쉴 새없이 주변을 어지럽히거나 아무것도 버리지못한채 전전 긍긍 하며 산더미처럼 물건을 쌓아두고 사는 종류의 사람들을 '잡동사니 중독자' 라고 명명한다. 그에 의하면 '잡동시니'란 단순히 쓸모없는 물건만 뜻하지않고 삶에 지장을 주는 모든 정신적 방해물을 말한다. 넬슨도 한때 잡동사니 중독자였는데 그 생활을 청산하며 1.5ton의 잡동사니를 내다버린 뒤 '잡동사니 없는 삶을 위한 모임'을 창립하고 감사로 활동 중이다.

요즘 남편은 내가 혹 이 병을 앓고 있는지 확인차 분주하다. 타주로 이사간 친구는 마누라가 평생 모은 신문을 갖다 버리는데 천 불이나 허비했다며 차고에 쌓인 신문을 보며 은근히 찔러본다.
'천만에!' 라고 잡아 떼려다 움찔해서 집 안팎을 둘러본다. 움찔해서 집안팍을 둘러본다. 신문과 잡지는 읽은 뒤 할머니 친구집에 갖다드리는고로 스케쥴에 밀려 배달못해 눈덩이처럼 쌓인거라 일단 제외, 냉장고에 쌓아둔 음식물들은 포장마차로 하나는 거뜬히 차릴 수준이라 병이 심각한 것 같아 진땀이 난다.

알뜰한 체 하며 먹다남은 음식은 냉동실에 이름표와 날자적어 꼬리표를 달아뒀는데 햇수가 오래된게 수두룩, 이럴 땐 남편몰래 버리는게 상책이다.
차고는 창고가 된지 오래다. 대학졸업한 딸이 가져온 짐은 박스채 그냥있는데 허락없인 함부로 버리지도 못할 판국이니 시집갈 때까지 저대로 쌓여 있으려나!

욕망이란 전차에 탄 모든사람들은 버거운 물욕의 짐을지고 산다.
버리고 또, 버려라! 집안정리, 철 지난 옷 정리, 서랍정리, 서류정리, 문자 메세지와 이메일 정리, 해묵은 사랑 떠나보내기, 상처벋은 어제 추스러기 등 끊을것 끊고 버릴 것이 너무 많다. 무조건 간직하고 껴안는다고 사랑하는게 아니다. 비워둬야 들어올 자리가 생긴다. 적당한 작별은 추억을 더 아름답게 색칠한다.

버리는 것도 예술이다. 너무 쌓아두면 어느 순간 애물단지가 된다. 잡동사니는 작품을 산만하게 만든다. 위대한 예술품을 창조하기 위해선 불필요한 것들을 과감하게 없애고 엑기스를 창출하는데 에너질를 모아야한다.

몸도 마음도 가뿐하게 살자. 내 인생의 다이어트! 몸도 마음도 추억도 아픔도 꽃잎 흩어지듯 그렇게 날려보내고 가볍게 이 찬란한 몸을 견디어 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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