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anuary 3, 2011

영원한 자유 4 성철스님 법어집 1권 6집


3. 과학자 대회

최근의 동향을 보면, 과학계에서 내세우는 것이 모두 다 옳고 정확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차츰차츰 생명의 정체를 비롯하여 자연의 법칙이며 우주의 모습에대해서 과학자들이 일찌기 세워놓은 가설들이 사실이거나 사실에 가깝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읍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인들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시실에 관해서는 그 무엇보다 신뢰한는 경향이 있읍니다.

몇 해 전에 런던에서 세계 과학자 대회 가 열렸읍니다. 19세기에 다아윈이 진화론進化論을 발표하자, 세상은 그것을 믿지 않았는데, 그 때에 진화론을 앞장서서 소개하였던 사람이 헉슬리 T. H. Huxley였읍니다. 바로 그 사람의 손자되는 사람이 또한 영국의 과학계를 주도하는 유명한 과학자가 되어 이 회의를 주재하게 되었읍니다. 이 대회의 명칭은 세계 과학자 대회 이지만 다른 모든 학문 분야에 대해서도 토의를 해보자는 의도가 있어서 종교 문제까지 논의하게 되었읍니다. 그리하여 종교문제를 토의 하는데에는 그 방면의 전문가가 필요하였기 때문에 신부, 목사, 신학자들도 그 대회에 함께 참석하였읍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 과학자 대회에서 토의된 종교문제에 대한 의견을 종합하여 성명서를 발표했는데, 그 내용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금과 같은 우주과학 시대에는 신神을 전제로 하는 종교는 더 이상 존속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일반 종교에서 말하는 신은 허위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떠한 종교가 앞으로 존속 할 수 있는가? 불교와 같이 신을 전제로 하지 않는 종교만이 존속될 수 있을 것이다.”

기독교 성직자와 신학자들을 앞에 두고 세계 과학자 대회는 이렇게 신神을 전제로 하지 않는 종교만이 존속될 수 있다는 중대 선언을 했읍니다. 이는 참으로 놀랍고도 획기적인 선언이었읍니다. 서양에서의 기독교 신의 존재는 다만 종교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았으니, 이천여 년을 내려오며 그들을 지배해 온 전통이요, 사상이며, 생활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전적으로 부정한 것입니다. 일대 혁명이랄 수 있는 이 선언은 결국 믿음이라는 근본 문제를 재고해 보아야 한다는 주장과 같은 것입니다. 그 때에 가톨릭이나 가독교의 대 신학자들이 많이 참석하였지만 이런주장에 대해 아무런 반박을 하지 못했읍니다.

그와 동시에 신을 전제로 하지 않은 불교와 같은 종교만이 존속 할 것이라는 데에 대해서도 아무런 이의를 내놓지 못하였음니다.

정작 불교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과학자들이 이런 결론을 내렸다는 것은 반가운 일일는지도 모르겠읍니다. 그러나, 비록 불교가 신을 전제로 한 종교와는 달리 이 우주과학 시대에 존속할 수 있다고는 하였지만, 그것은 불교의 이론체게 역시 객관성을 가질 때에만 가능합니다. 그렇지 않고 공리공론空理空論에 그치고 만다면 불교도 존속하기 위해서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 분명합니다.

믿음에 대한 문제, 종교에 대한 문제에 관해서 현대의 과학자들이 그러한 태도를 보인 것은 그들이 종교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까닭이라 하여 그런 말에는 귀를 기우릴 필요조차 없다고 일축해버릴 수도 있읍니다. 아직 과학이 규명하지 못한 신비의 세계가 많이 남아 있듯이 과학에도 한계가 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시실, 가장차원 높은 세계를 추구하는 종교에 대하여 과학자들이 성명서를 냈다고 해서 그들의 말을 따라간다는 것은 어찌 보면 종교의 존엄성을 완전히 포기하는 행위 일 수도 있읍니다.

그렇다면 천주교나 기독교의 종교인 및 신학자들은 과연 이문제에 대하여, 오늘날, 어떻게 생각하며 대처하고 있는지 한번 알아보겠읍니다.

4. 천주교의 교리문답

천주교는 지금까지 사용해 오던 교리문답敎理問答이라는 책을 최근에 재편집하였읍니다. 교리문답은 천주교의 모든 교리의 기초가 되는 입문서로서, 처음에 천주교에 입문하는 사람은 반드시 배우고 익혀야 하는 책임니다. 곧 이 한 권의 책을 완전히 익혀야만 신자의 자격이 주어집니다. 이렇듯 중요한 책이 재편집되어 나왔는데, 그 첫머리가 이렇게 버뀌었읍니다.

오래고도 긴 세월이 흘렀다. 그 사이에 천지만물天地萬物이 생겼고, 인류가 탄생하여 겨레와 나라를 아루었다. “

이 말은 우리의 상식으로는 너무도 당연하여 새삼스럽게 말 할 필요도 없는 것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천주교인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믿음의 근거가 되는 구약성경에 적힌 바와 어긋나기 때문입니다.구약성경의 첫머리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읍니다.

태초에 전지전능全知全能한 하나님이 계셨다. 하나님이 하늘이 있으라 하니 하늘이 있고 땅이 있으라 하니 땅이 있고............ 사람을 만드셨다.”

이와 같이 천지만물은 다 하나님이 만든 것으로 저절로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는 주장이 구약성경의 출발점이요. 근본을 이루는 사상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구약성경을 기반으로 하여 예수교는 형성되었고, 지금까지 그 맥을 이어 왔읍니다. 그런데 오랜 세월 동안 기반이 되어 온 그 근본 사상은 어느날 갑자기 저들 스스로 허물어뜨리고, 그 대신 진화론의 태도를 취한 것입니다. 이것은 천주교로서는 실로 큰 변화가 아닐 수 없읍니다.

그러면, 그들은 어떤 까닭에서 갑자기 그들의 절대시하고 가장 신성시해 온 성경과 상충되는 내용의 말로써 교리문답의 첫머리를 삼게 되었는지 생각해 봅시다. 그것은 과학자들이 주장하는 바와 거의 같은 까닭에서 비롯되었읍니다. , 과학이 발달하고 인간의 지혜가 향상됨에 따라 논리적으로 허술한 점이 많은 하나님의 우주 창조설이나 인간 창조설이 현대인에게는 설득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하나의 신화神話에 불과한 것이지 사실事實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사실이 아닌 허구를 갖고서, 더구나 우주과학시대에 사는 사람들에게 무조건 믿으라고 하는 것은 종교적 믿음이 될 턱이 없읍니다. 그것은 다만 강요일 뿐입니다.

그리하여 천주교인들은 이 신화를 완전히 포기하고 논리적인 사실에 입각한, 일대 전환을 선언한 것입니다. 원죄설原罪說이라든지 창조설創造說과 같은 중요한 교리를 논리적인 근거 아래 재해석하여 교리문답을 재편성하기에 이르른 것입니다.

1967 3 2일자 조선일보는 현대의 옷을 입는 천주교라는 제목으로 이를 보도하였읍니다. 이문제는 한국의 천주교회에서만이 아니라 로마의 바티칸 교황청에서도 3년에 걸처 논쟁을 거듭하여 내린 결론이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성서의 창조론에서부터 태도를 전환해야 현대인에게 믿음과 신뢰를 줄 수 있으며, 더붕어 천주교도 영원한 종교적 값어치를 지닐 수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러나 천주교만이 변화한 것은 이님니다.현대에 와서는 오히려 천주교보다 보수적이라는 기독교에서도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나가 사작하였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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