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y 6, 2012

김치나 된장찌개가 어때서?

중앙칼럼 김치나 된장찌개가 어때서??
경제팀 편집자 김기정
우리음식에 대한 자신감이 한식 세계화 앞당기는 전략 뉴욕 유명 레스토랑이 입증
뉴욕에 한인이 운영하는 '단지'라는 레스토랑이 있다. 한식당으로 처음으로 '미슐랭 가이드' 별을 받은 곳이다. 미슐랭 가이드는 최고 권위의 레스토랑 평가서이다.
최근 '단지'의 주인겸 세프 후니 킴(한국명 김훈)이 한국을 찾았다. 이유는 한국의 장맛을 보기 위해서 란다. 그가 찾은곳은 경북 포항에 있는 장류업체 '죽장인' . 1000여 개의 숨쉬는 항아리에서 1년간 숙성시킨 된장, 간장, 고추장을 전통방식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그는 방문후 죽장연에서 생산되는 장을 식재료로 사용키로 했다고 한다.
후니 킴은 한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손님들이 된장냄새를 싫어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된장찌개 냄새를 맡은 손님들이 무슨 음식이냐며 주문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답했다. 그는 "한식 본래의 맛을 제대로 내는 게 중요하다"며 "요리사는 손님에게 자기요리를 가르치는 사람"아라고 설명했다.
한식에 대한 미국인들의 평가가 변하고 있다. 음식의 '맛'과 '향'을 평가하는 것은 상당히 주관적이다.
그래서 음식은 그 자체의 맛이나 풍미도 중요하지만 사실은 그것을 먹는 사람들에 대한 평가다. 처음 맛보는 음식에 대한 미국인들의 선입견을 뛰어 넘은 대표적인 음식이 '피클' 이다.
오이를 식초, 설탕등에 담가 만든 피클은 미국의 국민음식으로 물릴만큼 미국인들의 식문화에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피클이 처음부터 환영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괴상한 음식이라며 수모를 받았고 몸에 좋지 않다는 근거없는 평가를 감수해야 했다. 심지어 피클은 야만적인 음식이라는 컬럼이 신문에 등장하기도 했다. 유리병에 담긴 오이가 쪼글쪼글해지는 모습이 너무 비인간 적이고 잔인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피클이 환영을 못 받는 진짜 이유는 그것을 먹는 사람들 때문이었다. 피클은 뉴욕에 살던 동유럽계 유대인 이민자들의 즐겨먹던 음식이었다. 지금은 유대인들이 부유층의 상징으로 여겨지지만 미국에 처음건너 온 동유럽 유대인들은 찢어지게 기난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피클은 그런 유대인들이 생존을 위해 빵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음식이었다. 밥에 김치 반찬 하나가 달랑 차려진 밥상을 생각하면 될것같다.
더구나 당시 미국 주류사회에서 유대인 이민자들에 대한 편견은 지금보다 더욱 노골적이었다. 뉴욕커들에게 피클은 '가난' 과 '유대인'이라는 선입견이 버무려져있는 음식아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유대인 이민자들의 위상과 함께 피클의 위상도 함께 상승했다.
한식에 대한 위상변화도 피클과 유사한 면이있다. 김치나 된장찌개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변화는 미국내 한인과 한국문화에 대한 주류사회의 평가가 바뀌고 있다는 한 증거다.
한류 음악을 대표하는 K팝의 성공에 이어 한식을 전세계에 알리자는 '한식 세계화' 'K 푸드' 작업이 한창이다.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발굴하고 홍보하는 일도 중요하다. 하지만 내가 먹는 음식에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은 더욱 중요하다. 위축되지 않고 자신있게 된장찌개를 미국손님에게 내놓는 '단자' 의 후니 킴에게서 한식 세계화의 성공가능성을 읽을 수 있다.
또한 간괴해선 안괼 점은 한식에대한 평가와 한인에 대한 졍가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점이다. 음식에 대한 평가는 결국 그것을 먹는 사람들에 대한 평가다. 피클이 극복한 선입견을 김치가 넘어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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