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August 20, 2012

9 문 남전참묘


9 문 남전참묘[南泉斬猫]


남전이 고양이 목을 베어버렸다
동당과 서당의 스님들이 고양이 한 마리를 놓고 다투고 있었다.
이것을 본 남전 큰스님이 "내가 중재를 하지" 하시면서
한 손에 고양이를 들고 한 손에 칼을 들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러분들 중에 한마디 깨달은 말을 하면 이 고양이를 살려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
아무도 대답하지 못하자 남전 큰스님이 고양이를 베어버렸다.
그날 저녁 조주 큰스님이 밖에서 돌아왔다. 남전 큰스님이 낮에 있었던 일을 조주 큰스님에게 얘기했다.


그러자 조주 큰스님은 짚신을 벗어 머리위에 모자처럼 쓰고 맨발로 걸어나갔다.
그 모습을 본 남전 큰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조주스님이 아까 자리에 있었더라면 고양이 목슴을 구할 수 있었을 텐데."


질문
1. 남전 큰스님이 "한마디 깨달은 말을 하면 고양이를 살려준다."고 했을 때 여러분이라면 무엇이라 하겠는가?
2. 조주 큰스님이 신발을 머리위에 이고 가버렸다. 이는 무슨 뜻인가?


남전 큰스님의 문하에는 사람이 많았다. 그들이 고양이 하나를 놓고 싸우고 있었다. 여기서 싸운다는 얘기는 속세 사람들처럼 고양이를 서로 가지려고 싸운것이 아니라. 고양이에게 과연 불성이 있느냐, 없느냐를 두고 논란이 오간 것이다. 짐승에게 불성이 있는지를 논하는 것을 당시의 한 유행이었다. 이 논쟁의 한가운데에 조주의 일대공안, "개에게도 불성이 있읍니까?"가 태어난 것이다.


고양이에게 불성이있느냐, 없느냐를 둘러싼 논쟁을 본 스승 남전이 한 손에 칼을, 한 손에 고양이를 들고 외친다.
"진리를 말하는 자가 있다면 고양이를 살려주겠다. 그렇지 못하면 너회들을 대신하여 고양이를 죽이겠다."
그러자 다들 묵묵부답이었고, 남전 큰스님은 한칼에 고양이 목을 따버린다.


살생을 절대 금기로 알고있는 불문[佛門]에서 죄 없는 고양이 목을 따버린 것이다. 고양이 목은 당시 스님네들의 목숨을 따버린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었고, 공안을 읽는 우리 목숨을 따버린것과 마찬가지였다. 진리를 모르면 살았어도 죽은 목숨이라는 뜻이 거기에 담겨 있다.


저녁이 되어 밖에 나갔던 조주 큰스님이 돌아온다. 남전 큰스님은 낮의 일을 조주 큰스님에게 들려주었다. 그러고는 "당신이라면 고양이를 살려낼수 있었을까?" 하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조주 큰스님은 말없이 짚신을 벗어 머리에 이고 나가버린다. 남전은 조주가 진리를 알고 있음을 깨달았다.


'네가 있었더라면 고양이는 죽지 않았을 것을.'
진리는 말에 있지 않다. 일상적 감각이나 습관적 의식 너머의 '낯선' 세계이다. 논리나 판단이 따라잡을 수 없는 영역이다. 짚신은 알다시피 원래 발에 신는 것이다. 그렇지만 조주는 습관적 판단을 뒤짚어 놓는다. 짚신을 머리에 신은(?) 것이다. 진리는 설명이 불가능 하기에 조주는 말없이 방을 나가버린다. 그것이 남전이 기대한 '한마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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