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December 17, 2011

아가가 세상에 나오는 일

아기가 세상에 나오는 일
사람과 세상 UC 리버사이드 교수 인류학

현대의학이 발달되기 전까지 아기를 낳는 일은 여자의 생명에 가장 큰 위협이었다. 우리 어머니 세대만 하더라도 병원에서 분만대에 올라갈 때 벗어놓은 신발을 내려다 보면서 이게 마지막일 수도 있겠구나 했다.
이제 현대사회에서 아이를 낳다가 죽는 경우는 예전에 비하면 드믈다.
그리고 진통제의 발달로 해산의 고통은 하나도 모른채 아이를 낳는 여자도 많아졌다. 제왕절개를 계획하고 병원에가서 한숨자고 일어나니 엄마가되어 있더라는 여자도 생겼다. 이런 발전 속에서도 아이를 낳는 일은 여전히 큰 걱정과 두려움이다.
그러나 인간이외의 동믈들이 새끼는 순조롭게 세상에 태어난다. 골반을 통하는 산도가 넉넉하기 때문이다. 원숭이의 경우 산도를 갓 빠져나온 새끼의 얼굴은 엄마의 얼굴을 향해 있다. 엄마의 도움으로 산도를 모두빠져나온 새끼는 엄마의 얼굴을 보면서 품에 안겨 젓을 빤다.
유독 인간의 분만이 엄청난 일이 되어버린 이유는 진화의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큰 머리를 가지고 있는 아기을 낳기 위해서 골반은 넓을수록 좋지만, 직립보행을 하는 골반은 넓어지는데 한계가 있다. 결국 태아의 머리는 산도의 너비보다 커져 버렸다. 따라서 출산을 위해 여자의 골반은 벼와 벼 사이가 물렁해져서 벌어지게 된다. 하지만 뼈와 뼈사이의 감격이 벌어지게 되는데도 한계가 있다.
겨우 산도를 통과하는 태아는 필사적인 힘을 다하여 밀고 나와야 한다. 태아는 머리 뒤통수부터 산도에 들어선다. 어느정도 내려왔을 때 이번에는 어깨를 산도에 맞추기 위해 태아는 90도 회전을 해야한다. 그리고 또 다시 조금 더 밀고 나가다가 이번에는 머리를 산도의 장축에 맞추기 위해 산도 속에서 한번 더 90도 회전을 한다.
이렇게 해서 밀고나온 신생아의 얼굴은 엄마의 뒤쪽을 향해 있다. 원숭이와는 반대되는 상황이다. 아기를 낳는 여자는 스스로 신생아를 빼 낼 수 없다. 섣불리 이기를 빼냈다가는 목이 뒤로 꺾이기 때문이다.
아기를 낳는 여자는 반드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 대개는 여자의 어머니거나 여자 형제이거나 같은 집단에서 경험이 많은 여자였다.
직립보행과 큰 머리를 가지게 된 인류소상에게 꼭 필요한 존재는 분만 도우미였다.
인간이 아닌 둥물들은 해산의 진통을 느끼면 조용한 곳을 찾는다. 미리 준비해 두었던 곳일 경우가 많다. 이때 진통중인 암컷에게 섣불리 다가가면 암컷은 놀라서 새끼를 물어 죽이기도 한다. 해산하는 암컷은 절대 조용한 곳에서 혼자 있어야 한다.
여자는 해산의 진통을 느끼면 도우미를 찾는다. 진통중 혼자가 되면 많은경우 스트레스홀몬이 분비되어서 진통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해산 과정이 멈춘다. 아기를 낳는 여자는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도우미와 함께 있어야 한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인간은 지극히 사회적인 동물이다.
성탄절이 가까워 온다. 외진곳에서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는 해산의 진통을 느낄 때 누구를 찾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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