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December 16, 2011

7 복은 마음에서 구해야 한다

福은 마음에서 구해야 한다.

이조 말엽에 鄭元容이라는 글만 읽던 청빈한 선비가 있었다. 그때에는 글을 읽어 과거를 보아 합격해서 벼슬을 살아 녹을 타 먹게되니 자꾸글만 읽었다. 글만읽고 있으니 장사도하지않고 농사도 짓지않고 일체 경영하는 일이하나도 없어서, 재산좀 물려 받았던 것 다 없어지고 나중에는 팔아먹을 것은 모두 팔아먹고 나니, 끼니를 이을 수 없을 정도로 궁색하게 되었다.
하루는 사랑방에 앉아있자니 어찌나 배가 고프던지 부인이 있는 내실에 문을 열고 들어가니 자기처가 무엇을 먹다가 무릎밑에 황급히 감춘다. 부부간인데 아무리 자기배가 고프더라도 배고프기는 마찬가지일텐데, 밥 한톨이라도 갈라먹어야 될 처지에 자기가 들어가니 무엇을 먹다가 황급히 무릎밑으로 확 넣는다.
원 이럴 수가 있나 하고 잔뜩틀려서 나오다가 안 마당에서 돌아서서 다시들어가 처에게
「여보, 우리가 부부지간에 밤 한톨이라도 서로 갈라먹어야 할 형편인데 무얼 먹다가 다리밑에 감추니 그럴 수가 있느냐.」하고 나무라니 처가 한참 물끄러미 처다보다가
「당신 나에게 무얼 먹으라고 주었소, 아무것도 주지않고 무얼 먹는다고 그리 야단이요, 야단은……. 내가 배가 어찌 고프던지 사방들러봐도 먹을 것은 없고, 예전에 우리 잘 살적에 녹두가루비누가 그릇에 조금붙어있기에 그것도 곡식이라고 빨다가 당신이 들어와서 하도 부끄러워 말은 못하고 당신민망해 할까봐 무릎밑에 감추었는데, 이거 빨아봐요, 어디 무엇이 붙어 있는가.」
그 말을 들으니 가슴이 터질듯 아프다. 도대체 얼마나 배가고프면 그것도 곡식이라고 빨았겠나 생각하니 남의 가문의 딸을 데려다가 저리도 배를 주리게하다니, 이거 내가 사람도아니다.
자기의 배고픈 생각은 어디로 달아나고 사랑방에 가만히 앉아 무엇을 해서 처를 굶주리지 않게하나 하는 생각 뿐이었다. 연구에 연구를 거둡한다.
어찌해야 되겠나 ? 하지만 아무리 곰곰히 생각하고 생각해 봐도 쓸데없는 일이었다. 가위 백모百謨가 가관이었다.
농토가 있으니 농사를 짓겠나, 돈이 있으니 장사를 하겠나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신통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곰곰히 생각해 보다가 마지막에 가서는 당장 어찌할 도리가 없고 별수없이 도둑질을 하기로 작정하였다.
그러나 막상 도둑질을 하려고 하니 안 배운 도둑질을 어떻게 ,할 수도 없고 담장을 높이 쌓은 집에는 갈 수도 없고 울타리도 담도없는 집으로 오늘밤에 도둑질을 하러간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날밤 사방이 어두어지자 동네로 돌아다녀봐도 전부 담장이 둘려있어서 어찌 해 볼 수가 없었는데 마침 한 집에 가보니 울도 담도 없는데 뒷마루의 자루에 무엇이 담겨져 있는데 손으로 만져보니 나락이 두어 말쯤되어 보였다. 그 집에도 울도없고 담도없이 가난하게 사는 모양인데, 아미 먹을것이 없어서 식량으로 구해다 놔둔 딱한 사정같이 보였지만 급한김에 옳다 이거라도 됐다 하고는 울러메고 집으로 왔다.
집에와서 자루를 막 내려놓으려는데, 한 생각이 빙 돌기를
「내가 굶어 죽었으면 죽었지, 저 사람들은 그럼무엇을 먹나 그사람들도 딱한처지에 어디서 구해다 놓은 이것을 내가 어떻게 먹겠나. 내가 굶었으면 굶었지 이 짓은 못하겠다.」
그렇게 마음이 본래 마음으로 돌아왔다.
나락자루를 울러메고 다시 그 집에 갔다 놓고와서 사랑방에 앉아 가만히 생각해보니 도둑질을 하려고해도 생각이 그렇게 들고 이거 정말 어떻게 하나 하고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데, 홀연히 꿈도 아닌 순간에 허공에서 공창空唱하기를
「정원영이 이제 福받아라!」하는 소리가 완연히 들린다.
무슨 좋은일이 생기려는가 하고 있는데, 이튿날 동네사람들이 의논하기를 정원용이 내외를 이제 저대로 그냥 놔두면 굶어죽겠다. 우리 동네에서 힘을 모아 도와주자 하고는 양식도 갖다주고 옷도 갖다주어서 그날부터 굶는 것을 면했다. 얼마후 과거를 봐서 진사에 급제를 해 차차 벼슬이 높아져서 영의정까지 올라갔다. 그 지위가 높고 좋은 자리라서 바람을 잘타기 때문에 일년 아니면 기껏해봐야 이년하면 갈려나오는 자리인데, 정원용은 십년동안이나 독상獨相을 하였다.
생각한번 잘 먹는데 천지가 감동하여 복을 탄 것이다. 한 생각 일어나면 시방세계十方世界 모든 부처님이 다 알고 천신天神과 지기地祇가 다 안다.
정원용의 일화가 또 하나있다.
임금이 간혹 간신들의 아첨하는 말만듣고는 사실을 직접보지도 않고 확인도 하지않고 정사를 그릇치는 수가 있는데, 신하로서 「전하께서는 직접 보지 않으신 것은 믿지 마십시요.」 하고 간 할 수도 없고 해서 한 꾀를 내었다. 하루는 자기 처에게 말한다.
「내가 대변을 보았는데, 항문에서 파랑새 한마리가 허공으로 획 날아가더라. 그러니 자네만 알고 있지 절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면 안되네, 알았지?」
「여보, 내가 누구한테 그런말을 할 까닭이 있겠소.」
대답은 그렇게 했지만 이상야릇한 말을 들어 놓았으니 참을 수가 있나, 당장 자기 옷 만드는 침모에게
「영감 항문에서 파랑세가 후르르 날아 갔는데, 너만 알고있지 절대로 누구한테든지 말하지 말아라.」
하고 다짐을 받아 놓았지만, 웬걸 침모는 더 참기 힘든, 정말 신기한 수다꺼리여서 얼마있다가 식모에게 이 희한한 이야기를 말하고, 식모는 자기 친한이들에게 말해서 삽시간에 그 소문이 장안 안에 확 퍼졌다.
「정원용대감 항문에서 파랑새가 날아갔단다.」
하는 소문이 여기저기로 퍼져나가고, 그 말이 궁녀들의 귀에 들어가서 궁녀들은 왕비한테하고 왕비는 또 임금에게 전했다.
임금이 듣고 생각하니 참 이상한 일이었다. 항문에서 파랑새가 날아 가다니…….
조회가 끝나고 다른신하들은 다 보내고 정원용대감만 남아있게 해서
「내 듣자하니 경의 항문에서 파랑새가 날아갔다고 하는데 그게 사실인가 ?」
「파랑새가 항문에서 날아 갈 수도 있겠읍니까. 신이 거짓말로 신의 소첩에게, 자네만 알고있게, 하고 다짐을 받아 두었는데 이 말을 침모에게 전하고 침모는 식모에게 전하고 식모는 또 자기친한 이들에게 말해서 자꾸전해져서 장안안에 소문이 퍼져가지고 황공하게도 전하께서도 아시게 되었읍니다. 하온즉 전하께서 직접 눈으로 보시거나 확인하지 않으신 일은 누가 무어라고 하여도 믿지 마시옵소서.」
이런식으로나 간할까 신하로서 밑도 끝도없이 전하께서 직접보지 않은 일은 믿지 말라고 하기는 어려운 노릇이다. 참 지혜있는 대감이다.
이런 말을 내놓으면 하지말라고 해도 더욱 누구에게 말하고 싶어할 것이다. 하고 계산적으로 잘 짜가지고 그런 말을 퍼트린 다음 임금의 귀에 들어가니, 전하께서는 직접 확인하거나 보지 않은일은 믿으시지 말라고, 간하기가 아주 쉬운 일이다. 임금도 그 말에 깨달은 바가 컸다.
원래저개무궁리 元來這箇無窮理 본래 이---다함없는 이치는
촉처무비고로통 觸處無非古路通 닿는 곳마다 옛 길을 통하였도다
할 일할 하고 법좌에서 내려오시다.

이몸의 주인은 무엇인가
. 법좌에 올라 주장자를 세 번 구르고 이르시되
추수장천 秋水長天 가을 물 긴 하늘이
상하원융 上下圓融 아득히 짙푸른데
일색노화 一色蘆花 흰 갈대꽃에
명월왕래 明月往來 밝은 달이 오가니
두두비로 頭頭毘盧 모두가 비로자나毘盧遮那요
물물화장 物物華藏 온갖것이 연화장세계蓮華藏世界일러라
이 어떠한 사람의 경지인가, 이 보두 여러분들의 경지요 또한 수도하는 사람들의 경지로다, 이 경지에 이르러 활발하고 멋있게 살아야지,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아픈생활을하면 되겠는가.
대중에게 주먹을 들어보이고, 이것을 쥐면 주먹이라 하고 펴면 손바닥이라 한다.
이오원래십 二五元來十 둘 곱하기 다섯은 원래로 열이라
무의자시수 無疑者是誰 여기에 누가 능히 의심이 없겠는가
갱구현묘처 更求玄妙處 이 밖에 다시 오묘함을 찾는다면
사락제이두 巳落第二頭 이미 틀린 일일세

손가락을 하나, 둘, ……, 다섯, 또 왼손도 손가락이 다섯, 합하면 열이다. 누구의 손이고 다 같다. 이렇게 주먹을 쥐면 오악五嶽이 꺼꾸러졌고, 펴면 오악이 참치參差하다.
참치란 말은 긴 것은 길고 짧은 것은 짧아 가지런하지 않다는 말이다.
눈,귀, 코, 혀, 몸, 뜻 이것을 여섯 도둑이라 한다.
눈은 온갖것을 다 보려 한다.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을 보면 자기의 물건으로 만들려고 하는 욕심이 생기니 눈을 눈 도둑놈이라 한다.
귀로는 사람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등등 온갖소리를 다 들으려고 한다.
코는 온갖 좋은 향기香氣를 다 맡으려고 한다.
혀로는 온갖것을 다 맛보려고 한다. 몸 도둑놈은 좋은 촉감과 좋은 옷을 다 입으려 한다.
예전에 어떤 부인이 옷에 욕심이 많아서 어디에 외출할 때는 더러운 옷을 입으면서도 옷장속에는 아주좋은 옷을 꽉 채워 놓고 살았는데, 죽은뒤에 옷장을 열어보니 옷뿐이 아니고 버선이 한 번도 신지않은채 잔뜩쌓여 있었다. 살았을 적에는 떨어진 홋 헤어진 버선만 신고 아껴두었던 것을 죽은 뒤에는 누가 그것을 다 입었는지 알 수도 없는 일이다. 참으로 어리석은 것은 인간의 탐욕인 것이다.
뜻 도둑은 온갖것을 모두 분별한다.
이것들을 모두 도둑이라 하지만 이것을 잘 교화시키면, 눈 도둑은 변해서 일월광명세존日月光明世尊이 되고, 귀 도둑은 성문여래聲聞如來부처님이 되고, 코 도둑은 향적여래香積如來부처님이 되고, 또 입 도둑을 잘 교화시키면 법희여래法喜如來 부처님이 되고, 몸 도둑을 잘 교화시키면 비로자나毘盧遮那 부처님이 되고, 뜻 도둘을 잘 교화시키면 부동광명여래不動光明如來가 된다.
여섯 부처님이 되면 그 사람이 완정한 인격人格을 갖춘 사람이 아니겠는가?
도인삼매다삼잔 道人三昧茶三盞 도인의 삼매는 몇 잔의 차요
무사생애검일병 武士生涯劍一柄 무사의 생애는 한 자루의 칼일러라
여러분들은 이런 법문을 듣고 마음가운데 무슨 때가 끼어 더럽혀져 있으면 씻어 없애버려야 한다. 무구無垢의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
금을 캐는데 순금덩어리도 있고, 또 아연, 은, 동 등 잡철들이 섞여져 있는 것도 있는데 그 잡철을 다 빼버려서 이십사금이 되어야 세계에 톹용하는 보배가 된다. 그렇듯이 우리 마음 가운데 남을 해롭게 하든지 속이려는 생각 등, 나쁜 망상의 잡철을 모두 빼버려야 한다.
수행자가 도를 깨달은 일화를 하나 소개하려 한다.
예전에 도겸道謙이란 스님이 있었는데 이십년간이나 참선을 했어도 공부가 시원치 않았다. 머리를 들일 곳도없도 깜깜하다.
그래서 선지식을 친견하러 가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십년동안이나 신이 닳아 떨어지도록 선지식을 친견하며 수행을 했어도 아무얻은 것도 없고 오늘도 그렇고 내일도 그렇고 작년에도 그렇고 금년에도 그러니, 먼 길을 떠나 선지식을 찾아 가봐야 또 그렇고 그럴것이 아니겠는가, 또 가봐야 소용이 없을 것같아서 안가려고 생각하니, 따분하고 서럽고 서글픈 생각이 나서 운다.
함께가던 종원宗元이라는 도반이 곁에있다가
「너 왜 우노 ?」
「난 안가련다, 여지껏 내가 공부를 하며 이십년간이나 이 산 저 산 다니며
선지식을 많이 친견해도 아무소득이 없고 깨닫지도 못하고 이번에 가봐야 또 안그렇겠는가? 그러니 가지 않으련다.」
「아니 네가 떠나려고 해놓고 안간다는 말은 또 무어냐, 그렇다면 내말 들어봐라, 네가 지금 선지식을 만나려는 생각도 하지말고, 네가 아는 것들도 생각지 말고, 다섯가지 너에게 있는 그것만 알면된다. 그것을 알아봐라.」
「그럼 다섯가지가 무어지?」
「옷 입고 밥 먹는 것, 대, 소변 보는 것, 그리고 산 송장을 실어가지고 길위를 다니는 이것이 다섯가지다. 이것만 알면 된다. 도반 종원이의 이 말에 그만 활연히 깨달았다.」
여러분들이 무슨 옷이든 하루종일 옷을 입더러도 옷 입는 놈을 보른다. 무엇이 들어서 능히 옷을 입고, 또 무엇이 들어서 능히 밥을 먹고 대, 소변을 보는지도 모른다. 음식도 먹는데 입이 먹는 것이 아니다. 음식을 씹어 삼키고 하는 한 물건이 있는데 이것을 모른다.
또 산 송장을 실어가자고 길 위로 다니는 이것을 모른다. 이 다섯가자를 말하는데 도검이 활연히 도를 알았다.
그 스님이 춤을 춘다. 무르던 것을 알았으니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면서
하늘에는 별도 많다 쾌지나 칭칭나네
땅에는 흙도많다 쾌지나 칭칭나네
바다에는 물도 많다 쾌지나 칭칭나네
선 에는 나무도 많다 쾌지나 칭칭나네
그 사람이 춤만 추었다고 전해오지 이런 노래를 했다고는 전해오지 않는데 이 말은 내가 연에 발을 달듯이 달은 말이다. 춤 출때 손바닥을 치든지, 무슨 박자를 맞추어 추듯이…… 그냥 추지는 않았을 것이란 말이다.
내가 발을 달기를 하늘에 별을 가지고 말했는데, 하늘에 별이 없으면 참으로 밥 하늘이 깜깜하다. 그 많은 별 가운데, 이십팔수 二十 八宿가 있어서 인간세상과 선과 악을 조사한다. 또 정반성定盤星이라는 별이 있는데, 다름별들은 다 움직이지마는 이 정반성은 움직이지않는다. 우리도 정반성과 같이 심주心柱가 은산철벽銀山鐵壁과 같이 동하지 말아야 한다.
땅에는 곡식을 심어 모든 중생들을 풍성하게 이롭게 한다. 나락 한낱 심어놓으면 거기서 벼가 자라서 한 이삭에 이백 오십낱이나 붙는다. 그러니까 남을 이롭게 하기를 땅과같이 해야한다.
바다에는 물도 많은데, 바다의 물과같이 푸르고 또 바닷물에 수 없이 많은 어족들이 살고 바닷물은 온갖 강과 하천에서 흘러들어호는 물들을 받아들이고 해도 붇거나 줄지를 않는, 이 바다에서 남을 포옹하는 법과 많은 것을 배울점이있다.
나무가 있어서 잎도피고 꽃도피고 하는데 나무가 없으면 불도 못 때고 집도 못 짓는다. 그러니 초목이 사람을 이롭게 하듯이, 이것을 배워서 남을 이롭게 하라는 말이다.
신라 흥덕왕때에 경주동쪽 모량리에 손순孫順이란 사람이 살고 있었다. 부친은 학산鶴山이고 모친은 운조運鳥라 하였다. 가난한 살림살이에 반찬도 마련하고 해서 연로하신 노모를 봉양하는데, 어린아이 하나 있어서 자꾸 맛있는 음식을 빼앗아 먹고 보채니 아이 때문에 노모를 잘 모시가가 어렵게 되었다. 하루는 두 내외가 의논하기를 저 아이때문에 부모를 잘 모시지도 못하겠으니 저 애를 뒷산 취귀산에 묻어 버리자고하니 그 부인도 그렇게 하자고 동의를 한다. 참으로 전설과도 같은 이야기가 역사에 실려온다.
그래서 두 부부가 어린것을 안고 뒷산에 올라가 묻을 곳을 파는데, 한참 파다가 괭이에 덩그렁하고 걸리는 것이있어 파 보니 돌종이 하나 나온다. 참으로 이상하게도 그 자리에 좋은 돌종이 나오기에 둘이 말하기를, 이 아이를 묻지말고 이 종이나 가지고 가자 하고는 종을 울러메고 집으로 내려왔다. 집네가져다 걸어놓고 간혹처보면, 돌로 만들어진 종이 청아한 소리가 참으로 맑게 울려퍼진다. 손순의 집이 임금님이 계시는 대궐부근이라서 대궐에서 임금님이 듣자하니 어디서있지 아주고운 종소리가 들려서, 신하들을 사켜 조사를 해 오라 하였다. 신하들이 와서 말하기를, 부모에게 효성을 하느라고 아이를 묻으러 땅을 파다가 거기서 나온 돌종소리라고 말하니
「참으로 장한 일이다. 예전에 곽거郭巨라는 사람도 아이가 노부모의 맛있는 음식을 뺏아먹고 자꾸 보채는 것을 파묻으려고 땅을 파니 땅 속에서 큰 솥이 나왔는데 솥안에 황금이 꽉 찼다.
그래서 아이도 묻지않고 금방부자가되어 부모를 잘 봉양하였는데, 예나 이제나 일반이다. 부모한테 효성이 지극하면 천지가 감동해서 그리되는 일이다.」
하고는 크고 좋은 집 한채를 하사下賜하고 효자의 賞으로 해마다 벼 오십섬을 주었다.
그 후에 손순이 자기 집을 절로 만들었는데, 절 이름을 홍효사弘孝寺라 하였다.
효도를 넓히는 절이라고…….
요즈음의 일을 생각해 보면 꿈같은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부모에게 효도하든지, 가정에 참된 마음을 가지고 생활하면 이렇게 복을 받는다.
빈빈환아불귀가 頻頻喚兒不歸家 자주 아이들을 불러도 돌아오지않기에
식향문전농토사 食向門前弄土沙 무엇을 하는가 보았더니 문앞에 흙장난만 하는구나
매도년년삼월리 每到年年三月裡 해마다 삼월이 돌아오면
만성도이목단화 滿城桃李牧丹花 성안에 가득한복사꽃 모란향을 그네들이 어이알리
그러니 좀 고매한 이 진리에 눈을 돌리기는 참으로 힌든 것이다. 아무리 불러도 돌아보지 않기에, 무엇을 하는가 보았더니 유치하게도 흙장난에 여념이 없는데, 중생들이 의식주衣食住에 얽어매여서 욕심과 욕망에 사로잡히는 것이 모두 흙장난인 것이다.
그러니 어찌 복사꽃이나 오얏꽃 모란의 향기를 –-이 고상한 진리의 향기를 , 맡을 수가 있겠는가 ?
칭두반근 秤頭半斤 저울 머리에는 반 근이요
칭미팔량 秤尾八兩 저울 꼬리에는 여덟 냥이로다
여덟냥이 반근이요 반 근이 여덟냥이니, 다 똑같은 말이지만, 여기에 묘한 진리가 있는 것이다.
할 일할하고 법좌에서 내려오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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