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anuary 1, 2013

잠지에서 발견되는 여백의 절차의 힘


 잡지에서 발견되는 여백의 절차의 힘* 먼저 돌을 던져라. 그리고 움직여라

"증언 구성 뽀빠이의  시대" 라는 책에는 다양한 절치의 패턴이 나온다. 매거진하우스가 발행한"뽀빠이"는 1970~1980년댕에 크게 인기를 누린 젊은 취향의 잡지였는데, 그 황금기에 해당하는 1970년대 후빈부터 1980년대 초반에 걸쳐 잡지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무렵의 "뽀빠이"이야기를 소개하고있다.

 지금이야 잡지를 창간할 때에도 사전에 시장을 조사하고 예상 판매부수를 잡은 뒤 구체적인 출간 작업을 시작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었지만  "뽀빠이"가 창간 될 때만해도 그런 개념이 없었다.

 마켇팅적인 측면에 신겅을 쓰다보면 시작이 늦어진다. 절차를 밟을 때 조심해야 할 점 중 하나는 서전 조사하는 데 지니치게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이다. 사전준비에 너무많은 시간을 투자하다보면 자칫 경쟁사에 뒤쳐져 손해를 보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또한 막연한 상태에서 조사를 해보았자 조사 자체의 가준이 애매하기 때문에 이후의 상황을 예측하기도 어렵다.

 오히려 상황에 따라 직감을 받아들여 스스로 둘을 던지고 그 반응을 보아가며 움직이는 게 나을 수도 있다. 효과적인절차를 새우려면 무엇보다 먼저 음직여 보는 일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로 말미암아 차츰 경험지가 쌓이면 더 큰 도전을 할 때에도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증언 구성-뽀빠의 시대"에는 먼저 돌을 던지는 방식의 잡지만들기가 잘 소개되어있다. 프리 에디터 데라사키 히로시는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해외 취재에 특히 정성을 들이는 것 같군요.
 데리사키: 정성은 요, 그냥 이것저것 모을 뿐이에요. 깊이있는 취재는 안하지요, 아무튼 짧은 시간에 파팟하고 끝내버리는 방식입니다. 사실, 적어도 반나절 정도는 취재를 해야하는데 한두 시간만에 후다닥 끝내버릴 때가 많아요, 사진찌고, 자료받고, 자 다음 장소로 가자. 하는 식이지요.

... 듣기에는 해외 취재에서는 하루 8시간 정도 돌아다닌다고 하던데요.
 떼리사키: 외국에 가면 전부 사진 찍어요. 그 사진을 사용하느냐 사용하지 않느냐는 상관없어요.--- "뽀빠이"가 이니라 다른잡지 일로 외국에 가면 카메라맨이나 편집이 서두르지 않아요. 오늘은 이 가게와 이 가게을 취재하면 끝,하는 식이죠. 애써 여기까지 왔는 데 아깝다.

시간이 있으면 빨리 다음 장소로 가자. 뭔가 있을지 모르니까 계속 찍어가자.하는 생각은 있지만 예정대로의 일밖에 안해요 ---될 것만 한다는 식이지요.

 데리사키: 맞아요, 그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아요. 나는 시간이 아까우니까 계속 촬영하면 좋겠는데 말예요.

 해외에나가면 우선무엇이든 촬영해온다. 효과적인 촬영만 한다는 방침으로 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뽀빠이"는 쓸만하다, 아니다 하는 판단은 그 자리에서 하지않는다. 비록 그 순간에는 시시하고 보잘것없어 보인다 할지라도 사소한 것이 차츰 재미있는 기사로 발전해 갈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것이다. 그 싹을 잘라버리지 않기위해 그들은 정력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비효율적인 일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때때로 이들은 그런 것마져 마다하지 않는다. 절차치고는 다소 어수선한 감이 없지 않지만 마음 내킬 때마다 수시로 다녀올 수 없는 해외라는 특수한 장소에서 기삿거리를 찾는 단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또한 훌륭한 절차가 될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는 여러기지 재미있는 특징이있다. 예를 들면, 편집할 때 지면위의 시선으 흐름을 의식한 절차가있다. 아트디렉터인 마사히로와의 인터뷰다---"뽀빠이"의 디자인은 지면이 상대적으로 크게보여요.

산타니: 시선의 흐름이 최대한 잘 흐르도록 배치하기 때문인 것 같읍니다. 큰 사진이있으면 다음은 이렇게 간다. 그 다음은 이렇게 간다. 하는 식이니까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 간다고나할까요 저는 언제나 "이것을 물이 흐른다" 고 표현합니다. 다음 페이지로 물이 흘러가도록 만드는 거죠. 어떻게 흐름을 만들어낼 것이가 하는 문제는 우리에겐 하니의 철칙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그흐름을 끊지 않기위해 최대한 애를 쓰곤 했는데, 요즘에는 사람들이 그 점을 별로 의식하지 안는 것 같아요. 생각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그 흐름을 끊어버리곤 하죠. 시선을 잡는일은 잡지를 만드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사항중 하나인데 말이지요. 쭉 넘겨보다가 시선이 딱 끊어지면 책이 좁고 답답하게 보이게 마련이죠.

 '시선의 흐름을 원활하게한다.'는 기준을 세워놓으면 세부적으로 디자인할 때 그 절차도 쉽게 정해진다. "뽀빠이"의 경우, 인체공학적이 쾌감을주는 것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에 그것이 읽기 쉬운 잡지로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들은 레이아웃용 용지를 사용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그것을 사용했지만 차츰 지면이 건조해지고 재미없어지자 더이상 사용하지않았다고 한다.

 그저 그림을 그리듯 하얀종이위에 레이아웃을 함으로서 최대한 자유로운 느낌을주기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상당히 대단한 편집이다.

 공간을 만들고 범위를 확정하라
 이 책에는 회의에 대한 얘기도 나오는 데, "뽀빠이"편집자중에는 기본적으로 회의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회의실아닌 찻집에서 편하게만나 서로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다고한다. 찻집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 또한 일을 하는 과정에서 밟아야 할 방법 , 즉 절차 가운데 하나다. 딱딱한 회사의 회의실에서 얼굴을 마주하면 자칫분위기가 굳어져 버리기 쉽다.

그러나 찻집같은 곳에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펼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찻집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확실히 경계가 지어지므로 의외로 일을 하기에 적합한 장소라고  생각한다.

 재미있는 것은, "뽀빠이"의 경우 편집자가 직접취재도하고 원고도 쓴다는 점이다. 즉, 직접 차를 운전해 취재를하고 일정에 맞춰 원고도 쓰는 것이다. 지금은 작가가 편집자와 합께 동행하며 원고를 쓰지만 예전에는 편집자가 작가겸 운전사겸 코디네이터였다.

애초의 기흭자가 취재를하고 원고를 쓰넌 시대였기 때문에 잡지가 요즘보다 한결 생기가 넘쳐보였던 것같다. 효율적으로 분담하다고해서 꼭 좋은 결과를 얻는것은 아니다.

 기흭자가 전체적인 취지를 가장 잘 인식할 수 있고, 취재원이 세세한 내용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지나치게 세분하지 않고 그 영역은 그 사람에게 맡긴다. 하는 느낌 정도가 바람직할 수 도있다. 그래서"뽀빠이"에는 참신한 도전이 많이 발견된다.

 매거진 하우스에서 발행되는 다른 잡지 "브르터스" 2호의 표징에는 거리에서 주운 앨법사진이 활용되었다. 편집자가 우연히 주워온 앨법사진이 그런대로 매력이있어서 표지로 사용했다고 한다. 이 잡지에는 '원 주인은 연락바랍니다.'라고 쓰여있다. 기발한 아이디어다 이처럼 잡지의 개념이나 일의 진행방식이 확실해지면 그안에 담는 내용은 자유롭게 가도된다.

 절차에 대해 이야기할 때 주의해야 할 것은, 사전에 정해진 틀안에서만 움직여서 자칫 우연한 만남의 가능성을 애초부터 잘라버려서는 안 된다는것이다. 그러나 "뽀빠이"의 경우, 정해진 절차대로 뿐만 아니라 시간이 날 때마다 다른곳도 열심히 사진촬영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만남을 갖고, 그 만남으로부터 참신한 기삿거리를 얻는다.

우연한 만남의 요소를 잘 활용한 신선한 잡지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렇듯, 아이디어와 만남이 들어갈 여지를남기는 것이 절차를  세우는 또 하나의 요령이다.

 이를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즉, 절차를 세울 때 전체를 채워버리는 것이 아니라 일부공간을 남겨두는 것이다. 이것은 축구에서도 마찬가지다. 즉, 스페이스라고해서 사람이없는 공간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두고 그곳으로 쏜살같이 달려들어가 스피드를 이용해 골인으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절차를 세울 때 남겨두는 공간역시 이와유사하다.

 그 곳은 비어있으므로 무엇이든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노래방에도 이원리가 적용된다. 반주만 흐를 뿐 노래는 바워두는 것이다. 거기에 아마추어가 자유롭게 뛰어들어 기분좋게 노래를 부를 수 있다.

 그러나 빈 공간에도 절차는 필요하다. 비어있는 곳이 어느곳인지 알 수있도록 절차를 세워야 하는 것이다. 다시말해. 의식적으로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축구에 비유하자면, 공격수가 수비수를 끌고 이리저리 이동하는것과 같은 이치다. 그럼으로서 견고한 수비라인에 빈 공간이 형성되고, 그 공간으로 누군가가 달려들어가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공간을 의도적으로 만드는 일이다.

 두 번째는 공간의 범위를 확정하는 일이다. 글 쓰는 일에 비유하면 먼저 써야할 장 수와 데드라인을 정해 공간을 만들고 그로부터 역산하여 글을 쓰는 것이다.  작가는 전체적인 틀이 정해지지않으면 문장을 쓰기 어렵다.

 사진이 어떤 크기로 몇줄정도 들어가니까, 하는 원칙이 세워지면 그에따라 나머지 공간에 문장을 쓸 수 있다. 그런데 적당히 써두라고 하면 들어가야할 기사나 분량이 달라지므로 제대로 쓸 수 가 없다. 그러므로 너무 빡빡하게 절차를 세우지 않고 여백을 만들어두지만 전체적인 틀은 정해두어야 한다.  절치의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홍성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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