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September 22, 2012

인류역사상 가장 복잡했던 절차의 힘

아폴로 13호의 사례에서 발견되는 초인적인 절차의 힘 인류역사상 가장 복잡한 절차의 힘 1970년, 달 착륙을 목적으로 휴스턴에서 발사된 아폴로 13호는 우주 공간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한다. 그로인해, 산소 탱크와 연료전지, 전력공급 라인에 차질이 생기고 물의 공급이 불가능해졌다. 우주 비행사들은 지상 관제센터의 통제관들과 함께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고 무사히 귀환하는 데 성공했다. "아폴로 13호, 기적의 생환"은 실제로 일어났던 이 사건을 추적한 흥미진진한 책이다. 이 사건을 예로 드는 이유는, 우주선으로 달을 탐사한다는 거의 불가능에가까운 프롲젝트를 달성했을 뿐 아니라 산소와 물과 에너지가 고갈된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지구로 무사히 귀환에 성공한 절차의 힘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아폴로 13호, 기적의 생환" 번역한 다치바나 다카시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일본의 유인우주기술은 아직 거의 제로에 가깝다. 아폴로가 달 착륙에 성공한 지 이미 4반세기가 넘게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기술은 그 시대 미국의 발밑에도 미치지못한다. 문제는 기술력만이 아니다. 아폴로 계획같은 원대한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관리할 능력도 없으며, 우주선에서 일어났던 그런종류의 위기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관리능력도 없다. 우주공간으로 사람을 쏘아 올렸다가 지구로 무사히 귀환시키는 기술은 아마도 이제까지 인류가 구축한 것들 가운데 가장 복잡하고 정교한 절차일 것이다. 이 기술에는 어마어마하게 방대한 단계가 있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시뮬레이션도 포함되어 있다. 일상적인 문제라면 이미 마련되어있는 그 차례를 차근차근 밟으면 된다. 그러나 아폴로 13호의 경우, 미처 예상치못한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시뮬레이션에는 존재하지 않는 차례를 단 시간에 새롭게 짜서 그 방대한 차례를 재 구축해야만 했다. 우주선의 모든 데에터가 수집되는 곳은 지상의 관제 센터다 지상의 스태프는 우주 비행사 이상으로 전체적인 상황을 한눈에 알 수 있으므로 우주선의 무사 귀환을 위한 시뮬레이션을 만들고 새롭게 순서를 재구축했다. 그리고 그들은 우주선에 그 사항을 전달하고 비행사들은 충실히 실행한다. 절차를 세우는 일은 우주 비행사보다 지상 스타프에게 더 큰게 부여된 임무다. 그러므로 우주선이 무사히 귀환할 수 있는가 여부는 전적으로 지상관제사의 결단과 절차의 힘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그 차례를 전달받았을 때 우주비행사는 이미 무척이나 지처있었기 때문에 하나하나 숙지사항을 종이에써서 큰 소리로 복창하며 확인해가는 원시적인 방법을 취했다. 우주 비행사에게 데이터를 보낼 때 정확성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이렇게 소리내어 읽으면서 매팅리가 가장 신경 쓴것은, 극도로 지쳐있는 스와이거트가 실수없이 체크리스트를 베낄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매팅리는 읽는 속도를 늦추기로 했다. 한 줄 한 줄 천천히 읽고, 한 줄이 끝날 때마다 사이를 두어 스와이거트가 복창하는 것을 기다렸다. "오케이", "오케이"하고 확인하며 체크리스트를 전부 읽는 데 세 시간이나 걸렸다고 한다. 소리내어 복창하는 원시적인 방법으로 최첨단 기술을 자랑하는 우주선을 조종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실수로 스위치를 잘못 누르지 않도록 하기위해 중요한 스위치마다 커다란 붉은 글씨로 'NO' 라고 써 붙여 둔 것이다. 착륙선을 분리하는 스위치가 지원선을 분리하는 스위치 바로옆에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 까닭에, 지원선을 분리할 때 실수로 스위치를 잘못 눌러버리면 자기들이 타고 있는 착륙선이 분리되어 우주 저쪽으로 날아가 버릴 가능성이 있었다. 그래서 그에 대한 대비책으로 붉은색으로 'NO'라고 쓴 종이를 붙이는 것이다. 여기서도 가장 원시적인 방법을 취하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아무튼 전기 장치도, 산소 공급 시스템도 모두 고장 난 상태에서 남아있는 시스템만을 사용하여 우주선을 지구로 귀환시켜야 했기 때문에 대단히 복잡한 절차가 요구 되었다. 더구나 애초의 시뮬레이션에는 포함되지않은 절차라 자칫 실수가 일어나지 않도록 관제사는 여러개의 차트를 만들어 두어야 했다. 어느 작업시에는 ON 상태로 두어도 되었던 스윗치를 다른 작업 전에는 OFF로 해야만 하는 것 처럼 출력을 올리는 순서는 지극히 복잡했다. 이날 오전 9시, 발진시각 스위치의 ON - OFF 상태가 어떠했는가에 대한 기록이 스와이거트에게 보내졌다. 관제사들이 손에들고 있는 차트에는 그것과 똑같은 ON - OFF 상태가 인쇄되어 있었다. 그들은 이것을 '스퀘어 1 배열' 이라 지칭하고, 여러개의 체크리스트를 작성할 때는 항상 이 배열을 참조했다. 즉, 기준이되는 차트를 만들어 다른 복잡한 배열과 병행해 차례를 적어넣은 것이다. 차트로 만들어 도식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절차다. 문장이나 말로 들을 때는 이해가 되는 것 같다가도 실제로 실행하려하면 혼동이 되는 것이다. 사람의 행동은 아날로그적 이라기 보다는 디지털에 가깝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버튼을 누를 것인가 말 것인가, 스위치를 ON 으로 할 것인가 Off 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행동은 명확한데 그에 대한 지시가 장황해지면 앞뒤 문맥이 혼란스러워진다. 게다가 밟아야할 절차가 스무단계, 혹은 서른 단계나 되면 일일이 기억할 수 조차 없게 된다. 이때 차트로 만들어 세부 항목을 도식화함으로서 해야 할 일이 분명해지는 것이다. 도식화하는 능력은 절차의 힘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다. 제대로 절차를 밟을 수 있으면 도식화도 가능하다. 짚 인형 스케줄로 위기를 극복하다. 알론과 관제팀은 이 차트를 사용해 그가 '짚' 인형 스케줄' 이라고 명명한 해야 할 일의 목차를 담은 스케줄 작성에 착수했다( 돌에 부딪쳐도 끄떡없는 것이라는 의미로 짚인형이라는 말이 붙여졌다). 특히 작업을 착수하기 직전, 전력을 조정하여 배분하는 것이 무엇보다 최우선 과제였다. 우주선의 어느 부분의 출력을 언제 올릴 것인가, 지원선과 착륙선을 언제 분리할 것인가. 이러한 작업들에 각각 어느 정도의 전력을 배분할 것이가 하는 사람들이 이 짚 인형 스케줄에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 먼저 원안을 만들고 그런 다음 거기에 세부적인 사항을 하나하나 포함시켜간 것이다. 원인을 '짚 인형 스케줄' 이라 명명한 것이 흥미롭다. 일본에서는 짚인형이 다른의미로 사용되지만 (머리가 빈 사람을 가르킨다. 이 경우는 전체적이고 대략적인 스케줄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알론의 짚 인형 스케줄은 전체적인 윤곽만 담은 지극히 간략한 것이라서 거의 자유자재로 변경할 수 있도록 짜여져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여러 관제사들이 상세한 체크리스트를 적어 넣어 효과적으로 일할 수있게 해주는 효과적인 틀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했다. 상세한 체크리스트를 적어 넣기위해 개략적인 원안을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절차 중 하나다. 아폴로 13호의 경우, 철저하고 빈틈없이 계획을 세워두지 않았다면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사태에 직면하고 말았을 것이다. 치밀한 계획이 마련되어 있어도 위험요소가 많은데, 아예 그런 계획마저 세워져 있지 않다면 결국 불행한 사태를 맞게 될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그러므로 개략적이어도 좋으니 우선은 원안을 만들어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은 뒤 세부적인 사항을 조정해 가야한다. 일을 할 때면 나는 어디까지 하면 그 일을 중단한다 해도 퇴보하지 않을까 하는 점을 늘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처음 상태로 퇴보 하지 않을까, 그리고 잠시 잊고 지내다가도 즉각 다음단계의 작업에 착수할 수 있을까. 이것이 핵심적인 요령이다. 한창 의욕적으로 이야기할 때는 긴장감이 높아져 있으므로 별도로 정리해 두지 않아도 다음날이면 즉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반년정도 방치해 두면 다시금 제로 상태가 되어버린다. 그 전에 구체적인 형태를 만들어 두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 일목요연하게 차트화하는 것이다. 그것도 할 수 있는 한 자세하게 차례를 적어두는 것이 좋다. 책을 쓸 경우, 장[章]을 나누는 것까지만 생각해 두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윤곽이 차츰 흐려지지만, 章속의 節과 세부사항까지 만들어두면 반년, 혹은 1년이 지나도 쉽게 일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차트화할 수 있을 때 까지 문제 해결에 접근해 가는 것이 성공의 비결 아폴로 13호는 가능한 모든 아이디어를 동원해 사태에 대처했다. 지구 대기권에 돌입할 때 우주선에 탑재되어있는 달 착륙용 착륙선을 분리해야만 했는데, 그에 필요한 지원선을 이미 떼어버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른 방법을 취해야만 했다. 그런데 그 방법이 기발하다. 착륙선과 사령선의 해치를 닫으면 양쪽을 잇는 터널에 선실에서와 동일한 기압의 공기가 차게된다. 그때 도킹 기구를 해제하면 '우주 재채기' 같은 현상이 일어나 터널내의 공기압으로 두 개의 모듈[小船]이 분리되게 된다는 것이었다. 러셀은 이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었다. 우주 재채기라는 것이 재미있다. 참으로 신선한 아이디어다. 이처럼, 절차가 틀어졌을 때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절차를 세운다. 아폴로 13호에서는 실로 다양한 아이디어가 등장한다. 물 부족 사태에 대한 다음과 같은 대응이 그런사례 중 하나다. 한 시스템 기술자가 우주복이 물이 채워진 모관[毛管]으로 꿰매져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 우주복의 발뒤꿈치 부분을 잘라내면 마치 가죽 자루로 와인을 마시는 것처럼 그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실제로 그렇게 까지 하지 않았지만 우주복은 만일을 위해 그런점 까지 고려해 만들어졌다. 자신들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 위치를 측정하는 방법도 재미있다. 컴퓨터 같은 기계 장치를 사용할 수 없을 때 '스타 체크' 라 해서 특정 별을 기준으로 위치를 알아내는 방법이 있는데, 아폴로 13호가 지구에 가까이 접근했을 때 마침 그 별이 보이지 않는 위치에 있었다. 그래서 지구가 밝은 쪽과 어두운 쪽으로 나뉘는 경계선, 즉 명암 경계선을 이용하여 각도기 같은 것을 대고 자신들의 위치를 확인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것은 아폴로 8호 비상사태시 사용된 것으로 매우 단순하고 원시적인 방법이었다. 아폴로 13호 비행사들은 만일을 대비해 시뮬레이션을 만들어 두었던 모양인데, 정말로 그것을 사용하게 될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미리 연습을 해둔 덕분에 실제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정확하게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외에 수동으로 육분의[六分儀: 천구 상의 두 점간의 각도를 재는기계]를 사용해 별의 관측 데이터와 실제 위치를 계산해 본 결과 오차는 거의 없었다고 한다. 반복되는 말이지만, 우리는 아폴로 13호의 절차를 통해 탁월한 절차의 힘을 발견할 수 있다. 지상의 스태프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하여 완벽한 시뮬레이션을 준비하고 새로운 절차를 세운다. 그리고 비행사에게 지시할 때는 차트를 만들어 전달한다. 따라서 실수가 생기지 않는다. 지상의 관제사가 충분한 과정을 거쳐 그토록 확실한 절차를 세워두지 않았다면 아폴로 13호는 무사히 지구에 귀환하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무서울 정도로 복잡한 차례를 차트로 만들 수 있을 때까지 문제 해결에 접근해 가는 것, 그것이 바로 초인적인 절차의 힘을 성공시키는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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