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rch 15, 2011

일본은 있다---대참사 앞에서 배려의 '메이와쿠 문화' --- 세계가 놀랐다.

일본은 있다---대참사 앞에서 배려의 메이와쿠 문화[i]---세계가놀랐다

김현기 특파원이 본 대재앙 속 일본의 힘

1 대피소의 양보 우동 10 그릇 50영이 서로 먼저드시죠

2, 남 탓은 안 한다 원망하거나 항의하는 모습 TV에 난 보여

3, 재앙 앞 손잡기 의원들 정쟁 중단 --- 작업복 입고 현장으로

4, 침착하고 냉정 일본 전역에서 약탈보고 한 건도 없어

5, 남을 먼저 생각 내가 울면 더 큰 피해자에게 폐 된다

# “오사키니 - 먼저드시죠”, “아닙니다. 전 아직 괜찮습니다.”

규모 9.0 의 대지진과 10 미터가 넘는 쓰나미가 동 일본을 덮친 뒤인 11일 오후 6, 아키타秋田현 아키다시의 그랑티아 아키다 호텔 정전으로 암흑으로 변한 호텔 로비에선 기이한 장면이 연출됐다.

호텔 측이 전기가 들어올 때까지 숙박객을 받을 수없다고 안내하자 로비에 몰려 있던 숙박 예약객 50여 명은 조용히 줄을 서기 시작했다 누가 뭐라 하지도 않았는데 노약자들이 앞에 세워졌다. 암흑 속에 일렬의 줄이 생겼다. 순서를 다투는 모습은 일절 없었다.

잠시 후 호텔 측이 정전으로 저녁을 제공할 수 없다며 긴급용으로 우동 10그릇을 가져 왔을 때다. 우동그릇을 향해 달려들기는 커녕 너나 할 것 없이 다른 고객의 허기를 걱정하며 뒤로 뒤로 우동을 돌리는 양보의 릴레이가 이어졌다 피해가 가장 컸던 미야기宮城-이와테현을 비롯, 일본 전역에서 주인없는 상점에서 약탈 행위가 있었다는 뉴스는 아직 단 한 건도 없다.

#도호쿠 미야기현 북동부에 위치한 미나미산리쿠南三陸 연안지역, 마을 대부분이 사라지고 화재로 검게탄 숲의 흔적만 남아있다. 쓰나미에 육지로 밀려온 선박은 선미가 하늘을 향한 채 거꾸로 땅에 밖혀 있다 이번 지진의 최대 피해지역인 이곳에선 실종자 일만 명소문까지돈다. 그러나 고성이나 원성은 들리지 않는다. 피난소에 모인 100여 명의 주민들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나지막한 목소리로 빨리 복구가 되길 바랄뿐이라면서 내일을 말한다. 누구탓도 하지 않는다. 모자라는 물과 담요를 나눠쓰며 서로를 위로하는 감동적 장면들이 전파를 타고있다.

일본적십자사 조직추진부 시로다白田과장은 13개인과 기업들로부터 성금과 구호물자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를 향해 늘 으르렁 거리던 야당 의원들도 작업복을 갈아입고 나라 구하기에 발벗고 나섰다. 위기 앞에 손잡는 공동체 의식은 일본 사회의 저력이다.

한국에서 재해 보도를 할 때 희생자를 취재하는 건 보통이다. 시신이 안치된 빈소와 병원의 모습이 시시각각 비춰진다. 그러나 일본 대지진 보도에서 일본 언론은 달랐다. 쓰나미로 가옥과 차량이 쓰려 내려가는 장면이 TV에 자주 비쳐지지만 어느 채널에서도 쓰나미에 휩쓸리는 사람의 모습은 보이자 않는다. “죽은 이도 이 세상에 남는다.”는 일본인의 특유한 사생사생관 때문이지만 울부짓거나 흐느끼는 모습도 좀처럼 화면에서 보기 힘들다. TV아사히의 한 관계자는 재해 예방을 위한 목적외에는 일반에게 충격을 주는 화면은 최대한 억제한다는 게 재해보도의 암묵적인 룰 아리고 말했다. 11일 지진이 발생한뒤 쓰나미 경계경보가 해재된 13일 샙벽까지 모든 TV방송 진행자는 헬멧을 쓰고 진행했다. 이처럼지진 규모나 피해규모와 달리 일본은 무섭도록 냉정하고 침착하다. 이유가 있었다.

예를 들어 도쿄의 부도시인 신주쿠에 위치한 요쓰야 사곳 사거리에 있는 소방서, 12층 건물의 10층 언자리 외벽에는 눈에 띄는 선이 그어져 있다. 이 선은 지상으로부터 높이 30미터를 알리는 표시이다. 그 옆에는 이높이는 바로 1993년 오쿠사리 오구 섬을 덮친 쓰나미의 높이란 설명이 붙어 있다. 쓰나미란 언제 어느때나 자신에게 닥칠 수 있는 문제란 걸 인식시키고 평상의 준비가 필수적이란 걸 알리기 위해서다.

일본인들은 꾸준하고 일관된 재해 대처교육울 유치원 때부터 받는다. 책상 옆 고리에는 늘 재해에 대비한 머리에 뒤집어쓰는 방재 두건이 걸려있다. 지진이 발생하면 방재 두건 착용~~~책상밑 대피~~~운동장 대피 ~~~질서 확보까지 눈 감고도 할 정도다. 철저한 재해 예방 교육은 초등학교 입학후 첫 수업에서 배우는 메에와쿠 가케루나남에게 폐를 끼치지 마라란 일본 고유 정신 가치와 함께 대형 재해에 침착히 대응하게 하는 비결이다. 여기에는 자신에게 다가온 처지를 숙명을 받아들이는 일본인의 특성도 작용한다.

재해를 당한 일본인들이 크게 흐느끼거나 울부짓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도 내가 그런 행동을 하면 나보다 더 큰 피해를 당한 이들에게 폐가 된다는 극도의 배려정신 때문이다. 재해 현장에서 본 일본의 모습. 그건 일본은 있다였다 luckyman@joongang.co.kr


[i] 남에게 폐 끼치지 마라 메이와쿠 迷惑=’ 남에게 끼치는 폐를 뜻하는 일본말 일본의 가정 학교 교육과 사회 윤리의 핵심이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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