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March 30, 2011

우리민족의 화두

우리 民族의 화두 조선민족은 하나고 둘이아니다.

序言

조선민족은 하나고 둘이 아니다. 더구나 셋도 아니고 넷도 아니다, 조선사람은 삼천만이나 조선민족은 다만하나다. 아득하고 오래기 반만 년 전 송화강반 백두산 아래 성스러운 천리千里 천평千坪신시神市의 때로부터 가까이 설흔 여섯 해 동안, 뜻 아니한 왜노의 잔인한 압박과 구속밑에서 강제로 동조동근同祖同根의 굴레를 뒤집어 씌우고 창씨와 개명까지 당했던 을유년 팔월 십삼일 어제까지---조선 민족은 다만 하나요 둘이 아니다.

또다시 앞으로 조선민족은 억 천 만 년 백 겁을 감돌아 한밝의 밝은 광명을 동방으로부터 세계에 부어내리고 삼천만 겨레가 삼억만 민족이 되고 삼억만 민족이 십억 창생이 되는 때까지 조선민족은 다만 하나고 둘이 아니다.

민족은 조상을 같이한다. 맥박에 뛰노는 핏줄이 본능으로 엉키니 하나요, 둘이 될 수 없다. 말이 같고 풍속이 같으니 하나요, 둘이 될 수 없다.

멀리 바다를 건너 동경, 하와이, 뉴욕, 런던에 외로운 그림자를 짝하여 달빛 아래 초연히 거닐어보라. 만 가지 향수가 그대의 머리를 스치리라. 삼각산이 보이는 한강물이 그리워 지리라. 모란봉이 떠오르고 대동강이 생각나리라.

다행히 남만격설지성南蠻鴃舌之聲 떠드는외국사람 틈에 고향친구를 만나 방아타령이나 아리랑타령 한곡조를 들어보라. 그대의 눈에 까닭 모를 더운 눈물이 주루루 흐르리라.

이것이 조국애요, 민족애다.

조선민족은 다만 하나요, 둘이 아니다. 조선민족은 운명을 같이할 약속을 갖는다.

한 번 나라가 거꾸러지매 그 민족의 고단한 신세---어찌 했더냐. 한 번 나라가 일어나매 그 민족의 가막힌 광명이 어떠했더냐/

신라가 일어나매 그대들의 광명이 어떠했더냐. 김유신 장군은 소정방의 무릎을 굽히게 했고, 태종 김 춘추는 삼한을 통합하여 경주 서울 안에만 십삼만 팔천구백삼천육백호에 일천 삼백 육십 방이 바득판같이 벌어지고,주위는 오십오정에 고래등 같은 용마름과 화초무늬 아름당운 담은 비늘처럼 연해서 백성의 집에는 초가 한 채가 없었고,화락한 풍류와 즐거운 노래소리는 길에 그칠 사이가 없었다 한다.

고구려가 일어나매, 그대들의 광명이 어떠했더냐.을지문덕장군은 거만한 수나라 양제의 백만 대병을 청천강에 깨뜨려버렸고, 우리의 안시성주 양 만춘은 당나라 천자 이 세민이 천만 대병을 거느려 거들럭 거리고 노략질하러 들어오는 것을 백우선 한 화살로 눈일을 쏘아 애꾸눈이가 되게했다.

고려의 운수가 미약하여 몽고 흘필열屹必列의 침략을 받았을 때, 조선 여자는 호궁胡宮의 계집이 되고, 조선 민족은 옷까지 바꾸고 이름까지 갈았다.

이몽고대李蒙古大니 백안첩목아伯顔帖木兒니 하는 따위는 왜놈들이 최근에 우리 민족에게 준 굴욕과 수치, 그것보다 무엇이 나을 것이 있으랴!

광무, 융희에 대한제국이 오 적五賊, 칠 적七賊 열두놈의 손에 거꾸러졌을 때 어둡고 나약한 파멸은 그들의 죄요 허물이라, 우리 민족이 알 바 아니거니와, 을사년간에 왜노에게 외교권을 빼앗긴 조선민족은 절름바리에 곱추 병신이 되었고, 경술합방---하늘이무너지고 오장육부가 다쏟아지는 듯한 민족의 설음과 통곡은 누가있어 능히 우리를 위로하고 보증해 주었으랴!

이대로 사십년이란 길고 긴 춘추에 우리는 기름과 피를 왜노에게 다 빼았겠던 것이다. 문전옥답은 신작로로 다들어가고, 똑똑한 자식들은 사상범이라 해서 감옥소의 귀신이 되었다.

이 지독하고 끔찍끔찍한 현실은 민족의 뼈속까지 사무처서 뜻없는 초수목동樵豎牧童, 망국한을 모르는 술장수 어미의 입초수와 노래가락에까지 오르내렸던 것이다.

민족은 위정자를 감시해야한다. 민족은 뭉처야한다.절대로 배타주의가 아니다. 살기위하여 자립을 꾀하여 한맘 한뜻으로 뭉처야한다. 조선민족은 하나요 둘이 아니다.

이천여 년 전 한나라 무제 유철劉徹이 위만衛滿을 쫓느라고 조선을 침략하여 낙랑樂浪, 현토玄兎, 임둔臨屯, 진번眞蕃, 네 고을을 두었을 때 조선민족은 별안간 대낯에 강도놈이 들어와 염치없이 먹을 것 다먹고 자빠진거나 똑같은 만고에 없는 변을 당했다.

평안도와 황해도, 강원도와 함경도 지방이었다. 마치 요사이 소위 해방되었다는 조선에 남북을 금그어 갈라놓은 북위 삼십팔도 문제보다 지나친 자였다.

이로 인하여 민족의 연락은 끊어지고, 이로 인하여 경제의 파탄이 일어났고, 이로 인하여 자주사회와 민족의 연립은 파괴되고, 찢어지고, 좀먹어 버리게 되었다. 얼마 안 돼서 본토의 민족들은 힘을 다하여 한뭉치가 되어 한 민족을 몰아냈나니, 이것은 다만 너와 내가 따로 없다는 다같은 깃발아래 대동단결--- 그들을 전멸케 한 민족의 항전이요 투쟁이었다.

민족을 떠나서 내가 없고 나를 떠나서 민족이 없다. 민족은 곧 나의 모체요, 나는 곧 민족의 한 분자인 것이다.

우리는 민족의 자랑을 가져야한다. 조선민족은 내 민족이요 남의 민족이 아니다.

신라의 김유신은 제 민족을 안 사람이요, 고구려의 을지문덕은 민족애 곧 조국을 안 사람이다.

지난번 러시아의 스타린은 나치스 독일의 육박이 바야흐로 위급했을 때 만국의 노동계급의 해방을 위해서라는 맹세대신, ‘최후의 목슴이 붙어있을 때까지 이름을 동포와 조국과 노동자 농민의 정부 때문에 바친다라는 선언을 부르짓게 했다.

이것은 소비에트로도 여태까지 집어치웠던 민족을 다시부르는 강한 소리다.

우리는 임진왜란 때 단신으로 기막힌 항전을 계속한 바다의 영웅 이 순신李 舜臣장군을 잊어서는 안 된다. 병자호란에 청나라에 잡혀가서 죽어도 청제에게 절을 아니한 삼 학사를 잊어서는 아니된다. 을사조약에 목을 찌른 민영환閔 泳煥을 잊어서는 아니된다.

대마도에서 굶어 죽은 최 익현崔 益鉉도 알아두자. 할빈 역머리에 이등박문을 쏘아 죽인 安 重根님께 고요히 묵도를 올리자. 삼천리 강산을 뒤흔들어 놀은 白手의 항전 삼일 운동의 기억이 새롭구나--- 귀여운 도련님과 아가씨의 광주학생사건도 눈물겨웁다.

이것은 모두 다 민족의 항전이요 투쟁이다.

조선민족은 하나요 둘이 아니디.

解放後 西紀 一九四五 十月 三十一日 釣水樓에서 박 종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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