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December 16, 2009

영어가 서투루다.



영어가 서투루다?
"영어가 서투루다 보니 대부분의 한국 유학생은 미국인들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학교 써클에도 참여하지 않고 주로 한국학생 모임에만 나간다.
이래선 영어가 늘 수 없다.
학업성적과 교내생활에 직결되는 영작과 회화 실력을 충분히 닦아둘 필요가 있다.

최근 신문에 발표된 한인 2세 대학생의 말이다. 사실,끼리끼리 어울려 다니며
한인고립집단( Korean ghetto) 을 형성하는 무리에는 유학생뿐 아니라,
미국에서 태어나 영어에 능숙한 교포학생도 포함된다.
유학생이든 2세학생이든 그들이 고립되는 이유는 서투른 영어도,
영어공부 부족도 아니다. 타 민족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한인학생들은
영어공부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여 이미 할만큼 했다.

그들로 하여금 영어에 서툴게 만드는 것은 영어 기술이 아니라,
그들의 피속에 스며들어 동맥경화증을 일으키게 하는 요소, 즉, 한국인
의식속에 깊히 박힌 비하의식, 은폐의식, 그리고 스스럼 없는 자아표현을 허용하는
토론 문화의 부재가 바로 그 것이다.

역사적으로, 조선시대의 중국을 향한 사대주의 사상, 한일 합방후 일본에 대한
패배의식, 해방 후 미국에 대한 모방과 숭배정신은,
한국의 고유한것에 대해 노골적으로 또는 은밀하게 비하하는 태도를 가지게 했다.
월남이나 남미 사람 앞에서는 떨지않고 용감하게 영어를 하지만 유독 백인앞에서
주늑이드는 이유가 그런 태도에서 온다.

비하의식보다 좀더 심각한 문제는 은폐의식이다.
"방에 들기 잔에 반드시 건기침을 하고
문밖에 신 두 켤레가 있는데 말소리가 없으면 결코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구한말의 미국인 선교사 게일은 외국인들에게 조언했다.
그는"한국인은 기침으로 백 마디 말을한다."라고 한줄로 한국인의 정서를 요약했다.
상대방의 헛기침으로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눈치채고 서로의 마음을 읽어야하는
불문율이 있는 사회 에서는 의사소통이 입 보다는 눈이나 귀로된다.아니면,
아예 말이 필요없다.눈치나 분위기를 살피는데 신경쓰느라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해야하는 은폐의식으로 가득찬 환경에서 자란 학생이 직접적이고 명확한 표현을
요구하는 사회에서 글이나 말로서 제대로된 의사표현을 할 수 있을까.

토론문화의 부재는 어떤가 최근들어 100분 토론이나 인터넷 토론등
토론 문화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지만 그것들은 토론보다는 논쟁에 가깝다.
동문서답의 반복, 고함, 욕설, 악풀,은 토론이라 할수없다. 토론이란 논리의 대결이다.
상대의 인격,교육,생활수준 따위를 제처놓고,감정도 접고 냉철한 이성으로
오로지 이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의견교환이다.
허지만, 쉽게 흥분하고 정( )에 이끌려, 자기의견과 반대되는 견해가 나오면 싸움으로
"토탈지마!" "너 몆살이야?"로 끝나는 것이 어디 한두번인가,

의견교환을 통하여 서로를 이해하고, 설득시키며, 무엇이든 결정하는 환경조성이 안된
가정은 어떤가, 드라마 '가문의 영광'에서처럼,"할아버지와 결혼하는 할머니 이뻐?"라는
동동이의 질문에 "어린것이 그런데 관심두지말고 밥이나 먹어라" 쥐어박는
아빠가 존재하는 환경에서 무슨 자아표현훈련이 될까..
한국안은 영어에 서투르지 않다.다만,심리학자 칼 융이말한 "집단 무의식"처럼
작동하는 영어 콤플렉스가 있을 뿐이다.

새로운 영어참고서나 방법론을 찾기전에 민족의 정신속에 박혀있는
노폐물을 처리하는 망각학습'(unlearning), 즉, 비하의식, 은폐의식의 처분이 필요하다.

응용언어학의 선두주자라 불리는 헨리위도슨 런던대 명예교수도 비슷한 처방을 했다.
"한국인들이 영어공부에 수없는 시간을 투자하고도 영어가 서투른 것은 체면을 중시
하고 타인의 평가를 지나치게 의식하는 사회문화적 요소 때문이다.

실수를 두려워 하지말고 원어민과 똑같은 수준의 영어를 구사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야한다."
부담감을 벗는 것은 자신감의 회복에 달려있다.
한 주에 10 여개의 발레신발을 낡게 만들정도로 연습하여 세게무대에 오른 발레리나
강수진은 "발레는 기술만 가지고는 할 수 없다.

자신이 없으면 표현이 나오질 않는다."라고 고백한것 처럼, 영어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자신감이 받쳐주지 않으면 주늑드는 것이 발레와 다를바 없다.
사회학자 칼 코퍼는 "열린사회와 그 적들" 에서 "닫힌사회는 불문율이나 전통적
권위에 의존하는 곳이고 열린사회는 이성과 자유가 표현되는 곳이다."라고 제시했다.
그 자신감은 열린사회에서만 얻어진다.
2008-12-16 로스엔젤레스 교육신문 주필님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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