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서 찾는 한일 갈등 해법
시론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
미국에서 동아시아를 전공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한국과 일본사이의 역사 문제에 관심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내가 첫 연구과제로 한 . 일 관계를 맡은 뒤 지난 20년간 이를 공부하면서 얻은 교훈을 소개한다.
첫째, 한 .일 간의 역사적 원한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역사 문제는 본질적으로 해결이 불가능하다. 독일을 대하는 유럽인의 여전한 불신이 단적인 예다.
둘째, 한 . 일 관계는 원한이 실용적인 협력에 얼마나 방해가 되는가에 달려 있다. 군중이 모이면 감정적이 돼 분노에 찬 행동을 할 수 있다.하지만 정부끼리 머리를 맞대면 이러한 집단적 감성을 극복하고 이성적이며 서로 국익에 맞게 행동하게 될 것이다.
세째는 역사 문제와 관련해 전치적으로 최악의 사태는 특정이슈와 관련해 한쪽이 현 상황을 바꾸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달리말하면 양측이 역사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불평할 수는 있지만 한쪽이 새로운 선례를 만들어 상대방을 '제압하려' 든다면 아무런 이익도 없이 관계악화만 초래할 뿐이다.
이러한 세가지 교훈은 최근사태를 분석하는 바탕이다. 내가볼 때 최근 한 . 일 간의 외교분쟁은 양측에서 현 상황을 바꾸려고 시도한 데서 출발한다. 한일 관곈는 거의 매년 똑같은 일이 반복되며 여기에는 일종의 균형이 있다. 일본의 방위백서와 문부성의 교과서 지침, 그리고 한국측이 분노와 항의 샅태는 한 두주 정도 한국 미디어 톱 제목을 채우지만 한바탕 소란을 겪은 뒤엔 균향사태로 돌아가곤 했다.' 하지만 최근의 사건들은 이런 균형을 깨고 사태를 더욱 영구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한국 측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현 상태를 바꾸려고 했다. 한국 입장에서 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이는 앞으로 나올 한국의 신임 대통령에게 하나의 족쇄가 될 수 있다. 일본은 24일 중의원이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바난하는 결의 안을 채택함으로서 새로운 실례를 만들었다. 한국을 상대로 일본 국회가 여야가 함께 이런 종류의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53년 이승만 라인 설정과 관련한 '한 . 일 문제 해결 촉진 결의' 이후 거의 60년 만이다.
한 . 일 양국의 역사 논쟁은 이제 두 정부 사이의 실질적인 협력까지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왜 이런 일이 지금 생기고 있을까. 분명히 국내 정치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분쟁에는 정치보다 더 결정적인 원인이 있다. 여러면에서 지구촌 2부 리그로 갈등될 위기에 처해있는 일본이 이젠 자기 주장을 마구 내세우면서 민족주의에 집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글로벌 무대에서 최근 들어 일본보다 더욱 활발하게 활약하고있는 한국은 일본의 시대착오적인 행동을 더 이상 참아줄 수 없게 된 것이다.
안타깝게도 당장 눈에 보이는 해결책은 없다. 내가 배운 역사의 네번째 교훈은 역사적 원한은 양국 모두에서 정치적 정당성을 얻을 때만 완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치 지도자는 역사적인 화해를 국내 정치의 긍정적인 요소로 승화시켜야 할 의무가있다. 독일이 적극적인 사과와 반성을 통해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동아시아에서는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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